러 천연가스 도입, 남·북·러 '윈윈게임'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8.09.29 19:30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은 러시아 극동에 위치한 블라디보스톡에서 시작해 북한을 통과, 남한에 도달하는 700km 길이의 가스관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이 한국과 북한, 러시아가 모두 이익을 얻는 '윈윈' 게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확보할 수 있고 러시아로서는 동아시아를 포함한 북태평양 지역의 가스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다. 여기에 북한도 적지 않은 가스 배관 통과 수입을 얻게 된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인 천연가스 매장국인 러시아는 전국을 하나의 가스관으로 연결하는 '가스공급 통합 시스템(UGS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15년까지 러시아 중·동부 지역인 이르쿠츠크와 야쿠츠크, 크라스너야르스크, 사할린에 위치한 가스전도 각각 배관망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러시아는 이들 가스 배관망을 블라디보스톡까지 확대해 북태평양 지역의 가스 공급 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우리로서는 이번 사업이 경제성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앞서 1990년대 초반과 2000년대 초반 각각 러시아 사하공화국 차얀다 다스전과 이르쿠츠크 코빅타 가스전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그러나 사업을 민간이 주도하면서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파이프라인 설치 거리가 긴 탓에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해 무산됐다. 이번 사업은 앞선 사업의 이같은 두가지 문제점을 모두 해소했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이번 사업은 한국의 독점적인 가스 도매업자인 가스공사와 역시 러시아 독점 회사인 가즈프롬 간에 벌이지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 천연가스를 들여오기 때문에 과거 사례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PNG) 도입으로 천연가스 도입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의 가스 도입은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가스에 압력을 가하고 온도를 낮춰 만들어내는 '액화천연가스(LNG)' 형태로 이뤄졌다.


가스를 액체로 만드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운송 역시 특수 장치가 갖춰진 LNG선으로만 운반해야 해 상대적으로 가격도 비싸지게 마련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PNG는 톤당 약 410달러인데 반해 우리나라가 도입하는 LNG는 499달러로 적지 않은 가격 차이를 보였다.

또 중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들과의 자원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존 중동과 동남아 위주이던 천연가스 도입 노선을 러시아까지 다변화함으로써 가스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국내 플랜트 업체들의 블라디보스톡 LNG 플랜트 건설과 조선업체들의 LNG선 수주로 인한 이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 배관의 안정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이다. 일단 정부는 가스 배관을 건설할 책임은 공급자인 러시아 측에 있고 향후 2년간 사업 타당성 검토 및 협상 과정이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담보할 조치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 정부는 가스 배관을 동해 심해로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경제성이 떨어져 북한을 통과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측도 연간 1억달러 이상의 배관 통과료 수입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사업에 반대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러시아는 서부지역에서 생산하는 가스의 26%를 독일 등 서유럽에 PNG로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 파이프 밸브가 잠기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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