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후폭풍에 펀드도 피해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 2008.09.29 14:35

삼성·신영투신 등 키코 손실 기업에 투자 '낭패'

키코(KIKO) 후폭풍이 펀드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키코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은 기업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펀드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최근 환율 폭등으로 키코 피해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관련 펀드 피해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투신이 운용하는 A펀드는 키코 관련 손실로 파산한 태산엘시디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봤다.

삼성투신은 지난해 10월 태산엘시디 주식 83만2003주를 매입했다. 평균 매입가격은 주당 9000원대. 이후 주식을 조금씩 내다팔아 지난해 12월 말 현재 59만4769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이 주식을 보유했다면 투자금액 전액 손실이 불가피했지만 다행히 파산 이전에 모든 주식을 매각해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은 피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 삼성투신 관계자는 “올들어 지난 6월까지 꾸준히 주식을 팔아 현재는 보유한 주식이 없다”고 밝혔다.

신영투신이 운용하는 B펀드는 키코로 인해 800억원 가량 손실을 입은 에스에이엠티에 투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투신은 지난해 7월 주당 평균 6000원대에 61만9105주(6.19%)를 매입했고, 올해 초에도 투자를 늘려 보유 지분율을 10.25%까지 늘렸다.

이후 주식을 조금씩 매도하던 신영투신은 에스에이엠티의 키코 피해가 커지자 지난 8월 보유 주식을(101만3531주 10.14%) 전부 팔아 치웠다. 평균 매각가격은 2000원대. 매매금액을 감안하면 상당한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PEF(미래에셋파트너스1호)와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담당하는 '미래에셋좋은기업투자조합1호', '미래에셋벤처투자조합4호' 등은 지난해 말 키코 손실이 700억원에 달하는 성진지오텍에 투자했다.

이중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파트너스1호는 3월 현재 성진지오텍의 지분 18.89%(577만5000주)를 보유중이다.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3520원으로 현 주가보다 낮아 아직 손실을 보지는 않았지만 키코발 주가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어 불안한 상태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계 펀드들도 키코에 덜미를 잡혔다. 미국계 펀드인 브랜디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Brandes Investment Partners, L.P)는 280억원대의 키코 피해를 입은 대덕전자에 투자해 발목이 잡혔다.

지난 6월 현재 보유지분은 14.91%(727만6492주)로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6000원-6500원선이다. 대덕전자의 현 주가가(26일 기준) 39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0% 이상 손실을 본 셈이다.

키코 피해 기업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펀드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행법상 펀드는 투자기업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경우에만 공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공시 대상은 아니지만 키코 피해 기업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펀드들도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A자산운용사 한 대표이사는 "우량한 기업들이 키코란 돌출변수로 피해를 입으면서 이에 투자한 펀드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며 "달러 기근에 따른 환율 상승으로 키코 피해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어 펀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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