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대우빌딩 '리모델링 중?'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08.09.29 10:56

[부동산X파일]기부채납 갈등 외벽·구조 교체 못하고 내부 보수공사만

"아마도 모건스탠리가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겁니다. 건물 지은지 30년이 넘었는데 내장재 교체만으론 한계가 있죠. 리모델링으로 건물가치 높여서 비싸게 팔려고 건물 매입했을텐데…."

한 금융권 관계자가 혀를 끌끌 찬다. 지난해 7월 대우센터빌딩(대우빌딩)을 인수한 미국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가 서울 중구의 허가를 받지 못해 건물 리모델링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말 건물 골격을 그대로 둔 채 외관을 알루미늄 소재로 바꾸고 내부 구조를 고치는 내용의 리모델링 허가신청서를 중구에 제출했다. 하지만 중구는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에 속해 있는 대우빌딩을 리모델링하려면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을 조성할 땅을 매입해 자치구에 기부해야 하는데 모건스탠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물을 새로 짓는 것도 아니고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데 땅을 기부채납하라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는게 모건스탠리의 입장. 중구는 대우빌딩을 리모델링하면 최소한 30년 이상 주변지역 개발이 불가능한 만큼 건물주는 당연히 기반시설용지를 매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우빌딩은 최근 초대형 가림막을 설치하고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천장재, 벽재, 바닥재 등 내장재를 교체하는 내부 보수 공사다.

모건스탠리가 당초 계획했던 건물 외관 교체 공사는 진행할 수 없다. 외부 형태를 변경하거나 내부 구조를 크게 바꾸는 것은 리모델링 범주에 속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빌딩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지은지 워낙 오래됐기 때문에 전면 리모델링을 하지 않으면 건물 가치를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2∼3년뒤 서울 도심 곳곳에 대규모 신축 건물이 들어서면 대우빌딩은 임차인 확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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