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융구제책..메케인 최후의 고육지책

샤프슈터(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 2008.09.29 08:14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5>관점에 따른 시각의 차이(1)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베트맨 신작 “다크 나이트”를 보면 시종일관 악당 조커의 엄청난 포스에 압도된다. 미국식 헐리웃 액션의 공통점이라면 끝이 뻔하다는 것이다.

총알이 빗발쳐도 람보가 죽는 일은 없으며 얇은 천 조각을 걸친 스파이더맨은 어지간한 폭탄에도 끄떡없다. 누가 뭐래도 이들 주인공들이 중간에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관객들은 주인공이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결코 죽지 않을 주인공 걱정에 안달한다. 물론 이렇게 안달하게 만드는 것이 헐리웃 영화의 묘미라는 것이다.

지난 주 내내 미국 시장은 헐리웃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금융 구제안이 제안되고 나서 통과될 것이란 생각에 기대가 커졌다가도 마지막 종가까지 통과되지 않는 것을 보고 종가 직전에 급락을 하기도 했고 반대로 급락을 했다가도 종가 직전에 통과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하기도 했다.

결국에는 베트맨이 이기는 것으로 종말이 나듯이 금융 구제안은 어떤 형태로든 통과될 것이면서 말이다.

주중에 수차례 거론했듯이 지금은 선거철이다. 상당히 민감한 시기에 그것도 사상 초유의 대규모 국민 혈세를 집행하는데 그저 간단하게 도장을 찍어준다면 그것도 의원으로서 충분히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다. 어차피 해야할 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 있다고 해도 함부로 타결되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적어도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현재의 현안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어렵게 어렵게 극적으로 타결이 되었다는 뉘앙스를 전하고 싶을 것이다.

물론 지난주까지 미국 국회의 정식 회기는 끝났다. 사상 최대의 금융 구제안은 역시 예상했었던 대로 미국 의회의 정상적인 회기 내에는 통과가 되지 않다가 주말을 넘겨 몇 가지의 수용안을 조정하고 통과되었다.

별거 아닌 듯 하지만 일단 진통 끝에 통과되었다는 것이 분명히 다르다. 막판 진통에 한 몫을 한 것은 다름 아닌 공화당 측이었다는 점이 더욱 놀랍다.

지금까지 민주당 진영에서 반대를 했었는데 민주당의 제안 사항에 대한 전반적인 합의가 끝난 상황에서 오히려 갑작스러운 공화당의 반대에 법안의 통과가 거부되었었다.

부시와 메케인, 그리고 오바마가 모인 자리에서 모두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지난 주말 장 우리나라에서도 금리가 폭등하고 환율이 다시 급반전 되는 등 적지 않은 진통이 있었다. 주가도 제법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단 메케인이 갑자기 반대의 의사를 보였던 이유부터 살펴보자. 매케인은 새라 페일린 카드로 한 때 오바마와의 격차를 좁히고 오히려 지지율 면에서 역전까지 시키며 분전했었다. 하지만 최근 갑자기 터진 리만의 챕터11(파산 보호신청) 과 이어진 AIG 의 지원소식으로 인해 여론은 급격하게 돌아서기 시작했다.

게다가 정부의 사상 최대의 금융 구제안이 발표되자 공화당의 지지자마저 부시의 실정에 대해 실망하기 시작했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그냥 둘 리가 만무하다. 오바마는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특히나 메캐인의 경우 경제통이라기 보다는 정치외교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정치인이기 때문에 더욱 표심은 오바마쪽으로 움직였다. 국민들이 엄청난 세금을 지금 써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분노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 잡은 고기를 놓치게 된 매케인 진영에서는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예 입질조차 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뜰채로 건지기만 하면 내 것이 될 수 있는 대어를 놓쳐버린 태공의 마음은 더욱 속상한 법이다.

매케인은 이제 5주 남짓 남은 대선까지 다시 빠른 속도로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었고 이제는 최후의 승부수를 노리지 않으면 안되었을 것이다.

그것이 합의안에 반대를 했던...그것도 공화당이 갑작스레 반기를 들게 되었던 이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화당이 반대할 줄은 꿈에서 생각지 못할 일이었지만 매케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나는 분명 부시와는 다르다!” 는 생각을 국민들에게 좀 더 어필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즉 부시의 실정으로 인해 떨어진 지지율을 빠른 속도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시의 제안부터 반대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즉, 고육지책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존 베너 공화당 하원 원내 대표는 “미국이 경제위기에 몰려 있는 만큼 의회가 신속하게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지만 세금을 투입해서 월스트리트를 구제하는 방안에 대해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고 매케인 역시 수정안이 아닌 아예 정부에서 제안했던 7000억 달러에 대한 금융 구제안을 오히려 뒤집는 대안을 제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가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아마도 국민들의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현재 미국의 국민들은 그들의 혈세를 가지고 월가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에 대해 55%가 반대의 의사를 보이고 있다.

찬성은 29% 밖에 되지 않는다. 당연히 반대표가 거의 두 배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은 국민들의 반대표를 흡수하고자 승부수를 두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치 우리네 종부세에 대한 논란과 비슷하지 않은가?

하지만 결국은 그 마저도 헐리웃 액션이었고 국민들의 반대의사를 무마하기 위한 일종의 쇼에 불과했다. 일요일 극적으로 이 특별법안은 통과되고 말았다. 극적으로...라고 했는데 얄밉게도 이번에도 일요일에 통과가 되었다.

재미 있는 것은 일요일에 통과될 것을 많은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제 2500억달러는 즉각 투입이 가능하고 대통령의 요청에 의해 1000억달러까지 추가 투입이 가능하다.

3500억달러에 대한 재투입을 의결하는 하는 시기까지는 일단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 이 높다.

일단 숨통은 트였다.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부실자산을 어느 정도 가격을 쳐서 줄 것인지...그리고 이미 실물경제로 번지기 시작한 경기침체의 그림자를 얼마나 빨리 제거할 수 있을지...좀 더 시장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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