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시험대오른 해태제과 경영진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8.09.28 11:06
"고객을 충심으로 섬기지 못하는 기업은 아무리 뛰어난 인재와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고객의 외면을 당합니다"

제과전문기업인 크라운-해태제과를 이끌고 있는 윤영달 회장이 회사 홈페이지(www.ht.co.kr)에 올려놓은 인사말이다.

윤 회장은 "고객만족을 모든 업무의 판단기준으로 하고 경영의 프로세스를 고객과 시장을 중심으로 해 고객감동을 구현해 나가겠다"는 말도 함께 남겼다.

이는 고객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먹거리'를 만드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실천해야 하는 당연한 약속이라 할 수 있다.

그런 해태제과가 멜라민 파문으로 고객들에게 외면 받는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식약청이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수입, 판매한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에서 137ppm의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먹거리 공포의 주역으로 지목됐기 때문.

이를 두고 관련업계에서는 법정관리와 상장폐지라는 우여곡절을 겪었던 해태제과라도 멜라민 파문으로 촉발된 이번 시련을 타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크라운제과의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2005년 초 해태제과를 인수한 뒤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재 해태제과는 윤영달 회장이 최고경영자로 돼있지만 사실상 사위인 신정훈 대표이사(상무)가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신 상무는 미국 MBA를 수료한 회계사 출신으로 해태제과 인수작업을 주도했다.


해태제과 인수 후 윤 회장은 부인인 육명희씨를 해태제과 고문으로 임명하고 사위인 신정훈씨를 재경본부장으로 영입하면서 '가족경영'이라는 따가운 비판을 받았었다.

당시 해태제과 노조는 "부인이 여성인력 활성화 담당 고문으로 내려오고, 제과업계 경험이 전혀 없는 30대 후반의 사위가 대표이사를 맡는 등 족벌경영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결국 멜라민 파문으로 해태제과의 위기가 다시 찾아오면서 '가족경영'의 멍에를 쓴 윤 회장과 신 상무의 경영능력도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윤 회장과 신 상무는 올해 초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태제과 5810억원, 크라운제과 3300억원 등 총 1조2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해태제과가 400억원, 크라운제과가 200억원 등 총 65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것.

아울러 해태제과는 지난 2001년 이후 7년여 만에 기업이미지(CI)를 변경했다. 윤 회장은 "해태제과의 새 CI 선포는 그동안의 구태를 벗고 새롭게 비상하는 해태제과를 완성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이를 통해 해태제과와 그룹 전체의 비약적 발전을 이뤄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28일 "이번 멜라민 파문은 해태제과 경영진의 위기대처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경영목표 달성은 물론 기업공개(IPO) 등 경영 현안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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