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위 은행 와코비아, 다음 희생자?

김유림 기자 | 2008.09.27 15:19

(종합)미 언론들 "씨티 등과 매각 협상" 보도

공격적 영업과 기업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자산 규모 4위 은행이 된 와코비아가 씨티 등 3개 은행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들은 26일(현지시간) 와코비아가 방코산탄데르와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3개 은행과 매각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와코비아 주가는 이날 무려 27% 폭락 마감했고 인수 후보로 보도된 방코산탄데르는 2.3%, 씨티는 3.8%, 웰스파고는 9.4% 각각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익명의 와코비아 관계자 인용해 "와코비아가 유동성 압박에 놓이지 않았으며 합병과 관련해 명확한 윤곽도 없다"고 보도했지만 월가에서는 이미 와코비아가 다음 희생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 기준 미국 4위 은행으로, 전세계 40위권 은행인 와코비아 주가는 올 들어 80%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와코비아 매각설과 관련 "와코비아의 잠재 인수 후보들은 지난주 연방예금보헙공사(FDIC)가 워싱턴뮤추얼 자산을 인수한 후 JP모간에 헐값에 매각한 사례를 봤기 때문에 때가 무르익을 때까지 관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감나무에서 감이 익은 나머지 땅으로 떨어질 때를 기다린 JP모간 다이먼의 전략을 따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와코비아 망하면 워싱턴뮤추얼 능가

와코비아의 자산은 8124억3000만달러로 지난 25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워싱턴뮤추얼 자산을 인수할 당시 자산 규모 3090억달러보다 훨씬 많다. 때문에 만일 와코비아 매각이 결정되거나 혹은 파산 보호를 신청하면 '최대 규모 은행 몰락' 타이틀은 워싱턴뮤추얼에서 와코비아로 넘어간다.

워싱턴뮤추얼 파산 전 은행 최대 파산 기록은 28년 전인 1982년 콘티넨털일이노이내셔널뱅크앤트러스트(CINB&T)가 자산 400억달러로 파산때였다.

◇ 공격 경영이 위기 도화선

와코비아는 지난 2006년 5월 캘리포니아주 은행인 골든웨스트를 26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몸집이 비대해졌다. 2001년 이후에만 인수한 은행이 골든웨스트 외에도 웨스트코프, 사우스트러스트, 메트로폴리탄웨스트증권, A.G.에드워드 등 모두 5개, 규모만 450억달러에 달한다.


2003년에는 프루덴셜증권 산하 푸르덴셜파이낸셜과 합병하기도 했다.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운 후에는 가계 부동산 대출에 적극 나서며 부실 대출의 도화선을 제공했다.

◇ 옵션 ARM으로 돌이킬 수 없는 위기

와코비아는 지난 7월 자사의 '옵션 변동금리모기지(AMR)' 상품인 '픽크-A-페이 옵션 ARM' 모기지 상품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 조차 가늠할 수 없는 옵션ARM은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차입자의 여건에 따라 월이자만 내거나 최소 이자만 내도록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하지만 최소 이자만 내더라도 나머지 이자는 원금에 붙게 돼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원금이 훨씬 늘어나는 대출이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1.0% 정도의 아주 낮은 금리를 제시하기도 하지만 2~3개월후엔 시장금리를 반영해 훨씬 높아질 수 있는 것. 모기지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서 옵션 ARM의 금리도 재조정되고 차입자의상환 부담은 더 커져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와코비아는 옵션 ARM 보유 규모가 지난 7월말 현재 1220억달러로 미국 은행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날 파산한 워싱턴 뮤추얼은 와코비아에 이어 2위다.

이는 주택 가격 하락세가 더 지속될 경우 옵션ARM발 부실아 더욱 확대돼 와코비아의 손실 규모도 더 확대될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해 우려를 모으고 있다.

와코비아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지급보증 증권) 스프레드는 이날 장중 827bp(8.7%포인트) 폭등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300만원 든 지갑 돌려준 노숙자, 돈벼락 맞았다…"수천만원 돈쭐"
  2. 2 [단독]허웅 전 여친, 이선균 공갈사건 피고인과 같은 업소 출신
  3. 3 '합의 거절' 손웅정 "손흥민 이미지 값이라며 수억 요구…돈 아깝냐더라"
  4. 4 "물 찼다" 이 말 끝으로…제주 간다던 초5, 완도에서 맞은 비극[뉴스속오늘]
  5. 5 "허웅이 낙태 강요…두 번째 임신은 강제적 성관계 때문" 전 여친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