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외 유학·골프' 자제 촉구… 왜?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08.09.26 13:49

단기 조달보다 달러 중장기 수급 강조

외화유동성의 심각성을 느낀 정부가 달러화의 수급조절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 해외유학 자제를 언급할 정도다.

신 차관보는 26일 한국선진화포럼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앞으로 달러 조달난의 장기화에 대비해 외화차입보다 경상수지에 더 노력해야 한다”며 “이 상황에서 미국에서 골프치고 교육시키는 게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환보유액은 경제전쟁에서 국방력 같은 것"이라며 "외환보유액이 없었다면 이번 광풍에서 상당한 위기에 봉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해외투자 활성화에 대해 "경상수지가 적자인 상황에서 해외투자를 할 경우 외환보유액이 적어진다"며 "경상수지 흑자전환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신 차관보가 ‘해외유학, 해외골프'를 거론한 것은 달러의 중장기적인 수급에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달러 조달난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불필요한 달러 지출을 줄이고 해외에서 달러화를 추가로 들여올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수급조절을 통해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조절하겠다는 의도로도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달러 조달난의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내 달러수요부터 줄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화유동성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공급 쪽도 손봐야 한다. ‘경상수지’를 강조한 대목에서는 여행수지 적자 뿐 아니라 수출에 대한 정부의 염려도 감지된다.


경상수지는 6월 18억2000만달러 흑자에서 7월에 24억5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7월 중 서비스수지가 여행수지 적자 확대로 24억6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낸 데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도 전달 34억8000만달러에서 3억달러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상품수지 흑자가 급감한 은 유가상승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들어 누적 경상수지는 78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은 국내 주요 달러공급 요인이다. 그러나 수입이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줄면 그만큼 달러는 밖으로 유출된다. 수입이 늘어나도 수출을 더 큰 폭으로 늘린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최근 미국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점은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수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경상수지 적자가 단기간에 흑자로 돌아서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 국제유가 계약 상 가격하락이 반영되는 시점이 약 2개월 이후라는 점을 감안할 때 8, 9월까지 경상수지가 적자를 유지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8월 중 경상수지는 다음주 발표 예정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4분기 정도부터 경상수지 흑자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은 실물경제로 인해 수출이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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