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달러 유동성 100억弗이상 투입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9.26 10:00
정부가 최근 외화유동성 부족 사태에 대응해 10월초까지 100억달러 이상을 외화자금시장에 투입키로 했다. 외화자금시장이란, 달러화 등 외화를 사고파는 외환시장과는 달리 외화를 빌리고 빌려주는 외화대차시장을 말한다.

외화유동성 공급 목적에서 100억달러 이상의 외화가 투입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26일 정부과천청사 재정부 기자실 간담회에서 "외국환평형기금을 활용해 다음달초까지 최소한 100억달러, 필요하면 그 이상을 스왑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비정상적으로 가고 있는 스왑 마진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시장안정에 충분히 효과가 있는 수준까지 투입하겠다"며 "외평기금에서만 최소한 100억달러 이상이고, 한국은행이 공급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욱 클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03∼2004년 외환시장 개입을 위한 원화 재원 확보 차원에서 외화자금시장에 대규모 참여한 적은 있지만, 외화유동성 공급을 위해 1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의 외화유동성 부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최 국장은 "외환위기 이후 일찌기 겪어보지 못한 정도"라며 "우리나라의 외국계은행 지점들조차 본점에서 돈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의 경우 올해초부터 외화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조달 규모는 늘리고 외화대출은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을 해왔다"며 "국내 기업들이 외화조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 국장은 다만 "은행들이 외화채무를 상환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며 "금융감독원이 규정한 외화유동성 비율도 은행들이 다 맞춰놓고 있다"고 말했다.

외화자금시장의 달러화 부족이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최 국장은 "은행들은 빌려온 달러화를 웬만하면 팔지 않는다는 점에서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은 별개의 시장"이라며 "현실적으로 외화자금시장의 달러화 부족이 외환시장의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은행들이 외화자금시장에서 도저히 달러화를 빌리지 못하고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사기 시작하면 외환위기가 된다"며 "현재 그런 일은 벌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재정부는 지난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강만수 장관 주재로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의 자금시장 담당 임원,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관계자 등이 모인 가운데 금융회사의 외화유동성 상황을 점검했다.

강 장관은 당시 "지금 상황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달러화 가수요를 촉발할 수 있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며 "서로 신뢰를 가져야 시장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빠른 시일내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대처계획을 면밀하게 세워야 한다"며 "정부로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지만, 금융회사들도 자구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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