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ㆍ펀드 "주식매수 속도조절중"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 2008.09.26 10:54

1500대 추격매수 부담… 수요 감소로 추가 상승 힘부칠 듯

1300대 후반과 1400선에서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던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이 속도 조절에 나섰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증시가 단기간 1500선에 오른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9월 한 달간 증시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던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이 '몸 사리기'에 나서면서 당분간 증시는 1400-1500 박스권에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국민연금관리공단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2조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했던 국민연금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스탠스(주식 매수 및 주식 비중 확대)에 변화는 없다"며 "시점과 가격에 따라 전략을 바꿔가면서 가장 좋은 효과를 얻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저가매수 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추격매수 보다는 보수적인 투자를 견지하겠다는 뜻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국민연금이 매수세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증시 상승이 추세전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만큼 추격매수에 따른 주가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 판단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최근 단기랠리는 추세전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과매도 해소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저가매수로 증시 수급측면에서 큰 역할을 했던 국민연금도 1500선에서는 매입단가 부담으로 매수강도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대내외 경제여견을 감안하면 지금은 방어 운전을 해야 할 때"라며 "적은 돈으로 최대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보수적 전략이 맞다"고 밝혔다.

국민연금과 함께 증시 수급에 한 몫 했던 기관투자가들도 몸을 낮추기는 마찬가지다. 기관투자가들 역시 지수 상승 부담과 여전한 증시불안으로 추격매수에서 '관망 후 매수'로 돌아서고 있는 상태다.

증권사 한 자산운용 담당자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환율, 유가 등 증시 여건이 불안한 상태라 추격매수가 부담스러운 상태"라며 "현재 추격매수보다는 지수가 다시 1400선 초반으로 밀릴 때를 대비해 관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이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10월 증시는 1400-1500선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을 주도하던 매수주체들이 사라지면 증시 수급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인환 사장은 "최근의 증시 상승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수급측면에서 안전판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특별한 매수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연기금의 매수강도마저 약해지면 증시는 1400-1500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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