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금융 관련 제도 재검토 착수"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9.26 08:47

[뉴욕 기자간담회]금융위기 충격 대응… 금융공기업 효율 더 높여야

한승수 국무총리는 정부가 최근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미국발 금융위기 충격에 대응, 금융제도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유엔총회 참석차 22일 미국 뉴욕을 방문한 한총리는 25일(현지시간) 귀국을 앞두고 현지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방미 기간 활동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금융위기 충격 대응" "집있는 사람 조세저항 대단"

월가 투자은행들의 몰락과 관련, 새 정부가 추진중인 규제완화 기조가 가져올수도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 대해 한총리는 "금융위기 충격으로 금융제도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며 "감독체계를 좀 더 챙겨볼 필요가 있다"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 민영화와 관련해서도 "(한국에)들어가서 살펴봐야겠지만, 어떤 형태로 가든 금융공기업의 개혁이 있어야 하고, 좀더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해 민영화 방식과 일정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내에서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감독 체계 강화가 논의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감독을 강화하는것이 시장경제를 버리는 것은 아니며(감독체계의 형태보다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감독 및 한은 독립성과 관련, 그는 "한국에서는 진보적인 사람들이 한은 독립을 외치는 경향이 있는데, 중앙은행 독립은 신자유주의의 표상"이라고 비판했다.
"비용상승압력(코스트푸시)으로 인플레이션압력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한은 혼자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재정부 등 다른 정부 부처와) 협력하는게 맞으며 밥그릇싸움이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토요일인 지난 20일 오전 경제 관련 장관들과 청와대 수석들을 긴급 소집해 효과적인 선제적 대응을 주문한 것을 상기시킨 것도 이같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보기가 좋더라"고 평가했다.

종부세 부과 기준이 논란이 되고 있는것과 관련, 한총리는 "강남에 9억원 안되는 아파트가 얼마나 되느냐"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9억원 상향'방침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한총리는 "조세제도가 많이 왜곡돼 있다"며 "사회의 '중산화'에 맞춰 이를 합리화하고 체계화하는게 중요하며 종부세는 그 일부"라고 말했다.

"세금을 내는 사람이 수긍하는게 합리적인 조세제도"라며, (조세부담 능력이 없는 사람뿐 아니라) 집있는 사람들의 저항도 대단하다고 말했다.

위기일수록 개방 해야..한미 FTA 비준 더 절실

한총리는 세계 경제에 금융위기의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지만 30년대 대공황같은 상황은 닥치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한총리는 "당시는 미국이 세계경제의 중심이고 유럽이 파트너였지만, 지금은 이 외에도 중국 인도 등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견인차가 많다"며 미국이 흔들려도 아시아가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30년대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인상, '근린궁핍화 정책'을 편 결과 디플레이션이 더 악화되는 등 모두가 손해를 본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경제 위기 상황일수록 경제를 개방하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총리는 방미기간중 미국 언론과 재계 관계자들에게 "금융위기로 인해 FTA가 진전되지 않고 있지만, 미국이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한미 FTA를 비준하면 시장에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방미 기간중 블룸버그TV, 폭스 뉴스, 로이터 통신 등 미 주요 언론과 잇따라 인터뷰를 가진 한총리는 "한국의 금융권도 리먼 브러더스 등 부실금융회사의 파생상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고, 10년전 위기를 겪으면서 금융부문이 건전하고 튼튼해진 만큼 세계 경제 영향을 이겨낼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문제와 관련, 한총리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국 명단에서 제외하지 않고,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조치를 되돌리기로 한 점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 성숙한 관계를 유지해 간다는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북한이 6자회담 틀 속으로 빨리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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