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턴경 '놀라운' 한국 투자 비화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09.25 15:35

'최적 타이밍'에 韓주식 매도, 과감히 '숏 투자'도

'영혼의 투자자'로 잘 알려진 존 템플턴 경이 생전 한국에 투자한 비화가 처음으로 알려졌다.
템플턴 경은 한국 증시에 2 차례 투자해 큰 수익을 올렸다. 특히 세상을 떠나기 한해전인 지난해 한국의 투자자산을 고점서 처분하는 놀라운 투자 감각을 선보였다.

시장상황 파악차 방한한 뉴욕의 한국전문 투자사 IIA의 헨리 세거맨 대표는 24일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투자를 둘러싼 템플턴 경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템프턴 경은 IIA의 대한 투자전문 역외펀드 KIIF에 두 차례 투자했다.
첫 번째 투자는 코스피지수가 900선 부근이던 1994년 전후 이뤄졌다. 그러나 투자한 자금을 99년 코스닥 버블붕괴 직전에 찾아갔다.

세거맨 대표는 당시 "존 템플턴의 명성을 고려해 일부 자금은 펀드에 남겨둘 것을 권했지만 단호하게 투자금 전액을 회수해갔다"고 회고했다. 템플턴이 자금을 빼간 직후인 2000년 한국 증시는 IT·코스닥의 버블이 붕괴되면서 500선까지 하락했다. 미국의 나스닥도 3월초 5000선을 돌파한 뒤 급락해 반토막이 나는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현명한 투자자인 템플턴은 '낙관론'이 증시를 지배하던 당시 '버블붕괴'의 징후를 포착해 자금을 회수했던 것 같다고 세거맨 대표는 덧붙였다. 그리고는 오히려 나스닥에서 기업공개(IPO)가 붐을 이루면서 누적된 보호예수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시기를 노려, 주가하락에 베팅해 큰 돈을 벌었다.


그가 한국에 다시 관심을 돌린 것은 2001년 한국 증시가 최악의 상황을 맞았을 때다. '버블 붕괴'의 여파가 1년 이상 지속되며 주가지수가 고점 대비 절반 이상 하락했을때 템플턴은 다시 IIA의 사무실을 찾았다.

'인기주를 피하고 군중심리에 휘말리지 말라'는 평소 그의 조언처럼 존 템플턴은 비관론이 팽배하던 2001년에 다시 한국펀드에 투자했다. 그가 투자금을 회수한 시점은 병중이던 2007년, 한국 증시가 2000을 돌파하며 샴페인을 터뜨릴 때였다.

새거맨 대표는 정확한 투자금액과 수익률을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두 차례 투자에서 각각 몇 배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까지 지난 6년의 투자기간동안 코스피지수는 무려 4배 가량 상승했다.

세거먼 대표는 "존 템플턴이 IIA를 방문한 것은 세 번이다. 작년에 두번째 투자금을 회수할 때는 병중이어서 대리인을 보냈다"며 "가장 쌀 때 사서 가장 비싸게 파는 원칙에 충실한 투자였다"고 말했다. 템플턴 경은 지난 7월8일 95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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