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시장 현인은 '매수'나섰는데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9.25 08:17

일부 낙관론자 비관 전환 '눈길'

다우와 S&P500 지수가 사흘 연속 하락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는 소식으로 골드만삭스가 6.4%, 버크셔해서웨이 A주가 3.5% 상승했다.

패니매는 이날도 32.8% 급등하며 1.7달러선을 넘었다. 지난 17일 종가(0.49달러)에 비해 5일 연속 상승하며 255% 폭등했다.
프레디맥도 43.2% 치솟으며 1.89달러를 기록, 16일 종가(0.259달러) 대비 상승률을 628%로 높였다.

그러나 아멕스(-2.0%), BOA(-0.8%), 씨티(-5.2%), JP모간(-0.2%) 등 다우지수 30종목에 속한 여타 금융주는 초반 상승세를 상실하고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기존주주들의 제안을 거부하고 850억달러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AIG는 주식가치 희석 효과로 33.1% 폭락했으며,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BB-'에서 'CCC'로 5단계 강등한 워싱턴뮤추얼은 29.4% 떨어졌다.

전날 상원청문회에 이어 이날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에서도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에 대한 의견이 좁혀지지 않음에 따라 '오마하의 현인'이 손을 댄 곳만 살아났을 뿐 전반적인 시장 불안감을 일소시키지 못했다.

S&P500 변동성지수(VIX)가 사흘만에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35%선을 유지했다.
나스닥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가 사흘만에 상승했으나 나스닥변동성지수(VXN)도 36%선을 유지하며 연중 최고치 수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못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신용불안이다. 이는 TED 스프레드(3개월물 LIBOR와 미재무성증권 수익률의 차이) 확대로 드러나는데 전날 3개월물 리보(런던은행간대여금리)가 3.47%로 21bp나 급등한 데 반해 3개월 만기 재무성증권 수익률은 0.45%로 26bp 추락하며 TED 스프레드가 다시 302bp로 확대됐다.

미국 정부가 7000억달러 규모의 배드뱅크를 설립하는 등 총 2조달러에 달하는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변동성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민간 은행간 불신이 극에 달하고 수익성을 무시한 채 안전자산을 대상으로 자금을 파킹하는 보신주의가 횡행한다면 사태해결이 수월하지 않다.

미국과 영국에서 시작된 공매도 금지조치가 드디어 한국에서도 취해졌다.(관련표 왼쪽) 지난 1월 이후 수량 및 금액기준으로 모두 증가하던 대차잔고가 이달 18∼19일 이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전날 발표된 공매도 규제 조치로 숏커버링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조선, 전기전자, 철강금속 업종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이 매수세가 집중 유입[운수장비(1449억원), 전기전자(3286억원). 철강금속(878억원)]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차거래 제한 및 공매도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 상태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이미 10% 오른 상태에서 이번 공매도 제한 조치가 추가적인 효력을 발휘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융주는 당시 급락을 지속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 국내증시에서는 이미 숏커버링에 의한 반등이 있었기 때문에 추가 상승폭은 10% 이내의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공매도의 한시적인 규제조치는 미봉책에 불과할 뿐 금융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인 주가반등을 이끌어 낼 수는 있지만 증시의 흐름을 바꿀만한 변수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장중 1500선을 돌파하고 단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하면서 증시 추가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는 마당에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전보다 비관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비중확대'를 주장했던 9월 전망을 접고 10월 증시전망을 '중립'으로 낮췄다. 코스피 예상밴드도 1460∼1600p에서 1400∼1560p으로 낮춰 잡았다.

임팀장은 "지난 6월 이후 주식시장 판단에 있어 중요한 오류가 있었다"고 자인하면서 "여러가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기업이익이 예상을 뛰어 넘고 연간 기업이익 역시 10% 내와 증가할 것이라는 기업이익과 관련한 낙관적인 견해가 금융시장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도 랠리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인 것으로 예상하며 당분간 추세전환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렵다"면서 "주식시장 추세적인 상승을 논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섹터 배분보다는 기업이익의 안정성과 가시성이 뛰어난 섹터내 종목 중심의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존 비관론자가 낙관론으로 돌아서는 시점에서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일지 몰라도 낙관론자가 비관론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주식시장의 절박성을 대변한다.

신뢰성이 높은 인간지표로 불리는 3인방으로 워런버핏, 마크파버(일명 닥터 둠), 그리고 누리엘누비니 교수를 꼽을 수 있는데 버핏은 골드만삭스에 투자했고, 파버는 10월 중순까지 일시적 하락이 예상되지만 이후 아주 강력한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12단계 미국 붕괴 시나리오의 주인공인 루비니 교수는 이번 미국의 구제책으로 경기침체가 5년이 아닌 18개월만 가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번 구제책이 금융위기나 시스템 붕괴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지 다가올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면서도 "시장의 현인들은 최소한 이번 구제책에 대한 실효성은 인정하고 있는 셈"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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