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버핏을 따르자니…" 혼조 마감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9.25 06:07

버냉키 "美금융안정 중대한 위협", 구제법안 처리 불안 지속

'7000억달러 구제금융'의 승인여부와 세부 내용을 두고 진통이 이어지면서 증시에서도 극심한 눈치보기가 이어졌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골드만 삭스에 투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시장 분위기를 호전시켰지만, 사상 유례없는 금융구제에 대한 불안감을 일시에 거둬내기에는 부족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9포인트(0.27%) 하락한 1만825.17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2.33포인트(0.2%) 내린 1185.89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2.35포인트(0.11%) 상승한 2155.68로 장을 마쳤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는 소식에 장초반 금융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미국의 금융 안정이 '중대한 위협'(grave threats)을 받고 있다"는 벤 버냉키 연준FRB) 의장의 발언 뒤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하루 종일 주요지수가 상승과 하락 경계를 오갔다.
전날의 상원청문회에 이어 이날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에서도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장 후반 '매도'주문이 증가했다.

◇ 반짝 그친 '버핏 효과'..금융주 약세

버핏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골드만삭스 투자 결정에 대해 "의회가 구제금융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골드만삭스에 대한 신뢰도 확실하다"고 말했다.
전날 골드만삭스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자사의 영구 우선주 50억달러 규모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버핏은 영구우선주 매입으로 주당 10%의 배당금 지급을 약속 받았고 앞으로 5년 안에 50억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주당 115달러에 살 수 있는 워런트도 인수했다. 골드만삭스의 전날 마감가는 125.05달러다.
골드만 삭스 주식은 이날 6.4% 상승한 133달러에 마감했다.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A주는 이날 3.5% 4500달러 오른 13만3300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골드만 삭스를 제외한 금융주들은 구제법안 처리 지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기존주주들의 제안을 거부하고 850억달러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AIG는 주식가치 희석 효과로 33.1% 폭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이날 미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 뮤추얼 지주회사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BB-'에서 'CCC'로 5단계 강등했다.
우선주의 등급도 'B-'에서 'CC로 4단계 하향했다.
이에 따라 워싱턴 뮤추얼 주가는 29.4% 폭락했다.

◇ 유가 약세, 달러 강보합 유지

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원유 및 휘발유 재고가 줄었음에도 금융시장 불안과 이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가 유가를 압박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88센트 떨어진 105.73달러로 마감했다.

7000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 투입을 위한 구제법안 통과를 놓고 정부와 의회간의 격론이 지속되면서 금융위기 심화 우려가 확산됐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주말 기준 원유 재고가 152만 배럴 감소해 5주 연속 줄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애널리스트들은 25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는 589만 배럴 줄어 9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정제유 재고는 418만 배럴 줄었다.
정유시설 가동률은 지난주 77.4%에서 66.7%로 떨어졌다.
재고감소에도 불구하고 감소규모가 예상을 밑돌아 유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달러화 가치는 전날에 이어 강세권을 유지했다.

오후 3시39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21센트(0.14%) 하락(달러가치 상승)했다.
최근 급락세에 따른 반발로 전날 유로 대비 큰 폭으로 올랐던 달러화는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에 대한 미 정부와 의회의 의견대립이 지속되면서 1개월래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세로 반전되고 뉴욕증시가 보합권을 유지하면서 회복세로 돌아섰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16%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0.47엔(0.45%) 오른 106.03엔을 기록중이다.

◇ 버냉키 "미 시장 심각한 위협"-폴슨 "CEO 연봉제한 도입 의향"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의 금융 안정이 '중대한 위협'(grave threats)을 받고 있다"며 구제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양원 합동경제위원회에서 "최근 금융 위기로 대출기관들이 가계와 기업 대출에 더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6일 FOMC 의사록에서 그가 밝힌 것보다 한층 더 비관적인 전망이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금융시스템의 안정화는 경기 회복을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라며 구제금융안 통과를 다시금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버냉키의 발언으로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함께 참석한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부실 금융회사 경영진의 보수 제한을 구제법안에 포함시킬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폴슨 장관은 "미국인들은 (금융회사) 경영진들의 보수에 분노하고 있으며 이는 정당하다고 본다"며 "이같은 현실을 입법에 반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보수제한이 구제법안의 실효성을 저해시켜서는 안될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 기존주택매매 감소 '침체 완연'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미국의 8월 기존주택매매가 전달의 502만건 보다 2.2 % 감소한 491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6월의 485만건에 근접한 수치다.
앞서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1.2% 감소한 494만건이었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선 10.7% 감소했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반영돼 매매 가격도 기록적으로 떨어졌다. 중간 매매 가격은 지난해 8월보다 9.5% 하락한 20만3100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단독주택 매매 가격은 9.7% 하락해 지난 1968년 통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지난주 모기지 신청은 모기지 금리 상승 영향으로 감소했다.
미 모기지은행연합회(MBA)는 지난주(19일까지) 모기지 신청지수가 11% 내린 591.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주에는 33.4% 급등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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