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으로 보이는 7명의 직원들이 '6시그마'라고 적힌 책을 들고 어디인가를 향하고 있었다. "교육 받기 위해 이동 중"이라고 누군가 귀띔해줬다.
문이 굳게 닫혀있는 평택의 본사와는 다른 활기찬 모습이었다. 탕정 사업장 정문의 경비실에서 사장실로 전화했다. 키코 사태에 따른 어려움과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듣기 위한 취재요청에 태산엘시디 사장 비서실 측은 "회의 중이라 만날 수 없다"는 답만 전했다. 전날 방문했던 평택 본사 앞에서 IR담당 임원과의 접촉을 시도했던 때와 같은 대답이다.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업계에서는 태산엘시디가 키코 하나 때문에 무너진 것이 아니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기 들어 물량이 꾸준히 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키코 하나라면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키코 손실을 메워보겠다며 추가로 가입한 피봇이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불렀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날 방문한 탕정 공장의 분주한 모습이 영업부실에 따른 영향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태산엘시디는 삼성전자 협력사다.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영업을 계속해 협력사들이 생산해야하는 물량이 3분기 들어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날 태산엘시디의 탕정사업장이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태산엘시디 관계자는 "현재 변호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고 준비해야 할 일도 많아 경황이 없다"며 "2~3개월 안에 문제를 해결하고 연내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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