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ABC]미래를 위한 보험 '제대혈'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08.09.25 09:43
"설마하고 맡겼던 제대혈로 새 생명을 찾았다."

제대혈은행 '셀트리'를 운영하는 메디포스트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연의 제목이다. 이 사연의 주인공인 OO이는 탄생시 보관해뒀던 제대혈에서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아 중증재생불량성 빈혈을 치료했다.

한때는 쓸모없어 버려졌던 제대혈(탯줄)이 불치,난치병 치료의 새 희망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제대혈이란 엄마와 아이를 잇고 있는 탯줄에서 채취하는 혈액을 말한다.

제대혈에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다양한 혈액세포와 면역체계를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가 들어있다. 또 뼈, 뇌, 근육, 피부 등 우리 몸의 각종 세포, 조직, 장기로 분화될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도 포함돼 있다.

제대혈에 들어 있는 조혈모세포로는 백혈병, 소아암 등 암과 재생불량성 빈혈 같은 난치성 혈액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치료제가 개발되면 당뇨, 척수손상, 파킨슨병, 치매 등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골수이식은 항원 6개가 모두 일치해야 이식할 수 있지만 제대혈은 3개만 일치해도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제대혈 보관사업은 2000년대 들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조혈모세포를 사용해 치료에 성공한 사례가 늘어나면서 엄마들이 아이를 위해 제대혈을 맡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기대도 한몫을 했다.

아울러 지방이나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 보관하는 줄기세포 보관사업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알앤엘바이오와 한국줄기세포은행 등이 이런 사업을 하는 곳이다.

세포보관사업은 모두 미래 질병에 대한 보험이라는 점에서 안전한 보관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병에 걸리게 될 경우를 대비해 세포를 보관하는 것이지만, 언제 어떤 질병에 걸릴지 미리 알 수 없고 모든 병에 대한 치료제가 다 개발된 것도 아니다.

한국줄기세포은행 창업자인 김상재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수백개의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이 실시되고 있다"며 "결과는 3~5년이 지나야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3~5년 뒤 나올 치료제도 흔히 생각하듯 신체조직이나 장기를 재생하는 수준은 아니다"며 "이런 단계가 되려면 100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제대혈은 최대 15년까지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줄기세포보관은 지방조직에서 분리할 경우 3년, 혈액에서 분리할 경우 50~60년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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