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 위기 내몰리는 헤지펀드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9.24 07:35

공매도 금지·대출제한 등 규제에 휘청…수익률도 10년래 최악

헤지펀드는 상업은행이나 투자은행에 비해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 대출 제한 등 새로운 규제들이 잇따라 도입되면서 헤지펀드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헤지펀드 산업이 10년래 최악의 수익률과 글로벌 규제 당국의 강력한 규제책 도입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껏 대형 헤지펀드들이 이번 신용위기로 인해 붕괴된 일은 없다. 이에 따라 10년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붕괴 때와 같은 급격한 헤지펀드 시장 변동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헤지펀드들이 처한 어려움은 급증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는 파산보호신청을 했고,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됐다. 그리고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은 정부로부터 850억달러의 자금을 수혈받기로 하는 등 금융시장은 유동성 부족에 시달렸다.

28억달러 규모의 상품펀드인 오스프레이 펀드가 유동화됐고, 헤지펀드들의 평균 손실은 5%에 달할 정도로 시장 상황은 크게 악화됐다.


모간크리크캐피털매니지먼트의 마크 유스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리먼과 AIG를 오스프레이와 비교하면, 오스프레이의 손실은 매우 적었다"면서 "헤지펀드 산업은 상대적으로 신용위기를 잘 방어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헤지펀드들이 수익을 올리던 도구들이 규제로 인해 하나둘씩 사라지자 손실에 공포감을 느낀 고객들이 자금을 빼내기 시작했다. 알파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설립자인 브래드 알포드는 "헤지펀드의 격변이 일어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투자자들은 수수료가 비싼 멀티투자전략 헤지펀드 해지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350개 헤지펀드가 문을 닫았다. 올 하반기에도 더 많은 헤지펀드들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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