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D램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 제품인 512Mb 667메가헤르쯔(MHz) DDR2의 9월 하반기 고정거래가격은 0.72 달러를 기록, 9월 상반기에 비해 18.2% 급락했다. 1기가비트(Gb) DDR2 가격도 17.7% 떨어진 1.44 달러를 기록했다.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도 급락했다. 낸드플래시 주력제품 16Gb 멀티 레벨 셀(MLC)의 고정거래가격은 2.34 달러로 상반기에 비해 10%가 떨어졌다. 8Gb MLC 제품 가격도 1.58달러로 12.2% 하락했다.
9월 하반기의 D램,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모두 사상 최저치다.
고정거래선 가격이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PC 등을 제조하는 대형 세트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가격으로 통상 매달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 차례씩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은 생산량의 80% 이상을 고정거래선에 이 가격으로 납품하고 있다.
9월 반도체 가격의 하락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지만 업계의 잇따른 감산 발표가 나온 이후에도 재차 급락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감산이 실제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없을 정도로 불황이 깊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달 초 D램 업계 3위인 일본의 '엘피다'와 6위인 대만의 '파워칩'이 각각 10~15% 정도의 감산 계획을 발표했고 낸드플래시 업계 3위인 하이닉스가 200mm(8인치) 라인 구조조정을 통해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급락은 설비투자 축소, 감산 등으로 공급은 줄어들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현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이 생산원가를 하회함에 따라 추가적인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4분기부터 계절적 비수기가 시작되는 만큼 물리적인 설비축소가 없는 한 가격 하락세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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