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또 폭락, '구제 불확실성, 유가 폭등'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9.23 05:52

유가 120불 돌파, 달러 최대낙폭..금융주 몰락

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위기 구제금융의 세부 내용에 대한 불확실성과, 조치 시행이 가져올 여파에 대한 우려로 뉴욕 증시가 또다시 폭락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372.15포인트(3.27%) 하락한 1만1013.30으로 마감했다.
S&P500지수도 47.99포인트(3.82%) 떨어진 1207.09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94.92포인트(4.17%) 내려앉은 2178.89를 기록, 하락폭이 가장 컸다.

미 재무부가 마련한 7000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 투입법안 승인을 두고 의회와 정부가 협상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장마감 직전 미 정부와 의회가 금융구제 법안 세부 내용에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구제금융이 시행되더라도 신용경색이 완전히 해소되기 힘들 것이고 중소 지방은행들은 오히려 재무상태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하락의 배경이 됐다.
지난주 후반 단숨에 다우지수를 1000포인트나 끌어올린 급등세에 대한 경계매물도 한몫했다.

국제 유가가 사상 최대폭으로 뛰어오르며 한때 배럴당 130달러에 도달한 점도 주식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달러화는 유로대비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야데니 리서치의 데드 에드 야데니 대표는 "막대한 정부개입이 금융붕괴를 막고 경기 침체를 해결할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 골드만 모간, 금융지주 전환..'투자은행'체제 종결

S&P500 금융지수는 이날 하루 7.8% 폭락, 업종지수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날도 '전례없는' 소식이 이어졌다.
미 5대 투자은행 중 마지막 남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감독 당국으로부터 금융지주회사 전환 승인을 얻음으로써 대형 독립 투자은행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은행'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한때 두 회사 주가가 강세를 보였으나 시장 전반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견뎌내지 못하고 골드만이 6.9%, 모건은 0.4%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제너럴일렉트릭(GE), 제너럴모터스(MS) 등 금융서비스 관련 30개 종목을 공매도 금지 대상에 새로 추가했다.
이로써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다음달 2일까지 한시적으로 공매도가 금지된 종목은 기존의 799에서 829개로 늘었다.

하지만 관련 종목들의 주가하락을 막지 못했다. GM은 11.5% 급락했고, GE도 1.8% 내렸다. 아멕스는 7.7% 급락, 다우 지수 구성종목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구제금융의 중소 은행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 속에 앨라배마주 내 최대 은행 리전파이낸셜과 위스콘신주 최대 은행 마샬앤이슬리는 장중 17%, 21% 폭락하는 등 S&P500 지방은행지수에 편입된 12개 지방은행 주가가 일제 하락했다.

◇ '자사주 매입' 봇물


지난주 증권거래위원회가 자사주 매입 제한을 완화한 여파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발표가 이어졌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400억달러 어치의 주식을 2013년까지 매입하고 배당을 18% 늘릴 것이라는 발표로 1% 상승했다.

휴렛 팩커드와 나이키도 대규모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휴렛팩커드는 2.3%, 나이키는 1% 내려섰다.

◇ 유가 사상 최대 폭등, 달러 사상 최대 폭락

국제 유가가 사상 최대폭으로 뛰어오르며 배럴당 120달러선을 넘어섰다.
석유회사 주가도 장 중반까지 상승세를 탔지만 시장 전반의 하락세로 인해 마감을 앞두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노코가 6.6% 급락, 하락을 선도했고, 발레로도 6.4% 내렸다. 엑슨모빌은 0.9%내렸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6.37달러(15.7%) 상승한 120.92달러로 장을 마쳤다.

마감가 기준 하루 상승폭으로 지난 6월 6일 기록한 종전 최고상승폭 10.75달러를 훨씬 초과하는 것이다.
장중 한때 전자거래에서 상승률이 25%에 달하기도 했다. 역대 최고 상승률은 1994년 1월3일 기록한 20.9%이다.

이날 하루 가격제한 변동폭 10달러를 돌파, 장중 5분간 매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매매 재개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져 장중 한때 배럴당 130달러에 도달했다.

오후 3시23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3.46센트(2.39%) 급등(달러가치 하락)한 1.4812달러를 기록중이다. 유로대비 하루 하락폭으로는 1999년 유로화 등장 이후 최대폭이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1.49% 급등했다.

엔/달러 환율도 2.05엔(1.91%) 급락(엔화가치 상승)한 105.39엔에 거래됐다.

6개국 주요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7% 떨어진 76.17을 기록중이다.

이날 국제 유가가 하룻동안 20%를 넘게 폭등하면서 단기 투기성 자산들이 원유시장으로 몰린 점이 달러화 급락세를 촉발시켰다.
금융구제를 위한 천문학적 규모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 급락의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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