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2.0] 주식 공매도거래의 명암

이진수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2008.09.22 10:51
 공매도는 투자자가 자신이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파는 거래로 빌린 주식은 일정 기간 후 되갚아야 합니다. 공매도를 한 투자자는 주가 하락시 수익을 얻습니다. 예컨대 공매도할 때 주가가 5만원이었는데 주식을 되갚을 시점에 주가가 4만원으로 하락했다면 공매도한 투자자는 1만원의 수익을 얻습니다.

투자자는 주식의 가치가 과대평가되어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경우 공매도를 하게 됩니다. 최근 한 연구(Karpoff and Lou, 2008, 'Do Short Sellers Detect Overpriced Firms? Evidence from SEC Enforcement Actions')에 따르면 공매도를 하는 투자자들이 실제로 과대평가된 주식들을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1988년부터 2005년까지 회계부정을 적발한 454개 기업의 공매도 거래량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들 기업의 공매도 거래량은 회계부정이 적발되기 19개월 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고 공매도 거래량이 많을수록 회계부정도 조기에 적발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공매도는 주식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은 경우 주가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공매도는 이들의 정보가 빠른 시간 내에 주가에 반영되게 한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일례로 홍콩 주식시장에서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일부 주식만 공매도가 가능합니다. 공매도가 되지 않다가 가능해진 홍콩 주식들의 주가 변화를 고찰한 연구(Chang, Cheng, and Yu, 2007, 'Short-Sales Constraints and Price Discovery: Evidence from the Hong Kong Market', Journal of Finance)에 따르면 주식이 공매도가 가능해진 날부터 10일 동안의 누적수익률이 시장수익률보다 평균 4.5%포인트나 낮았습니다. 공매도가 가능해짐에 따라 주가에 부정적인 투자자들의 의견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지요.

 
그런데 공매도가 종종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을 초래하거나 심화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전세계 46개국을 대상으로 공매도와 주식시장의 효율성 및 주가하락의 관계를 살펴본 논문(Bris, Goetzmann, and Zhu, 2007, 'Efficiency and the Bear: Short Sales and Markets Around the World', Journal of Finance)은 공매도가 허용된 국가들의 주가가 그렇지 않은 국가들의 주가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보다 빨리 반응한다는 점에서 효율적이지만 주가 하락시 그 정도 또한 더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매도 허용시 주가하락이 더욱 빈번히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를 종합해 보면 공매도 자체가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을 초래하지는 않지만 이를 심화시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이상 증폭되지 않도록 799개 금융주의 공매도를 다음달 초까지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의 시장여건에서는 공매도의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겠지만 평소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하던 미국 입장을 고려할 때는 놀라운 조치입니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이야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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