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은 키코로 돈 번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09.21 15:14

명동, 통화옵션 투자 손실 업체 찾기 분주..M&A시도

명동 시장이 통화옵션 투자손실을 입은 중소기업 명단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업체가 새 투자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명동 큰 손들은 부도 직전에 몰린 업체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 이들 업체는 키코 손실만 아니라면 흑자를 낼 수 있을 만큼 재무구조가 튼튼한 탓에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는 것이다.

◇'제2의 태산' 나올까=삼성전자의 주요 납품업체엔 태산엘시디가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 115억원을 올렸지만 막대한 키코 손실액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명동에선 '제2의 태산'으로 수출업체 A사를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A사는 10여년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미국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 유망 수출업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하지만 최근 키코와 피봇 거래로 막대한 환손실을 입으면서 부도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진다. 명동 관계자는 "A사가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를 낼 경우 그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코스닥 상장 모니터 개발업체 B사, 중장비 부품판매업체 C사, 의료기기 전문업체 D사 등이 키코 손실로 자금 압박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로 우량한 수출업체들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부도설'이 퍼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130여개 업체가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중비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뛰면서 손실액이 6월 3228억원에서 최근 9466억원을 늘었다는 것.


◇"키코 손실 업체를 찾아라"=명동에선 통화옵션 투자 손실을 입은 중소기업 명단을 찾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키코 손실이 드러난 중소기업들은 신용등급이 하락해 은행에서 자금줄이 끊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명동은 일시적으로 자금 압박을 겪고 있는 우량 업체를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고 한다.

특히 명동 큰 손들은 매물로 등장한 업체에 대해 인수ㆍ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코 거래가 아니었다면 연달아 흑자를 낼 정도로 우량한 수출업체들이 대부분이라 저가 매수를 할 수 있단 판단에서다.

실제로 손실 규모가 적은 업체는 은행권 대출로 근근히 버티고 있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자금 압박이 심해 경영권을 내놓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유명 여성골퍼, 코치와 불륜…"침대 위 뽀뽀 영상도" 아내의 폭로
  2. 2 선우은숙 친언니 앞에서…"유영재, 속옷만 입고 다녔다" 왜?
  3. 3 "무섭다" 구하라 사망 전, 비밀계정에 글+버닝썬 핵심 인물에 전화
  4. 4 '이혼' 최동석, 박지윤 저격?… "月 카드값 4500, 과소비 아니냐" 의미심장
  5. 5 김호중 "돈도 없는 XX놈"…건물주 용역과 몸싸움, 3년전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