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족사랑 렌즈에 담는 영국인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08.09.22 12:11

[프로의 세계]벤처스튜디오 코리아의 제임스 도임 수석 포토그래퍼

한껏 멋을 낸 가족들이 아버지를 중심으로 딱딱한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 한국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사진의 전형이다. 서양인들의 눈에는 이런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영국인 포토그래퍼 제임스 도민(30ㆍ사진) 씨를 만나러 가기 전 가장 궁금했던 점이다. 이 질문에 그는 "서양에서도 과거 50여년 전까지는 단정하고 엄숙한 자세로 가족 사진을 찍곤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 경향으로 변했다"라고 답했다.

제임스 도민씨는 벤처스튜디오 한국지점의 수석 포토그래퍼이자 스타일 디렉터다. 지난 2000년 영국에서 처음 문을 연 벤처스튜디오는 현재 미국 홍콩 등 전세계에 100여 개의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가족사진 전문 브랜드.

그의 말처럼 청담동 스튜디오에 걸려 있는 가족사진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그 모습이 아니었다. 서로를 쳐다보며 놀이를 하거나 가족들끼리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은 행복한 일상의 한 부분을 정지시켜 액자에 담아놓은 것처럼 보였다.

"가족들의 개성을 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카메라를 잊어버리고 서로에게 집중해서 웃고 떠들도록 유도하지요. 낯선 사진촬영 방식에 한국인들이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사진촬영 자체를 즐기게 됩니다."


그는 사진 촬영이 하나의 경험이라고 했다. 가족들이 바닷가에 놀러가거나 영화를 함께 보는 일처럼 촬영 자체가 추억거리가 되도록 한다는 것. "그렇다보니 에피소드도 많아요. 2달 전쯤에 한 커플이 왔는데 촬영을 마칠 무렵에 남자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하더라고요. 덕분에 놀란 여자의 표정을 필름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었죠."

한국가족을 렌즈에 담은 지 이제 6개월. 그가 느끼는 한국 가족에 대한 인상이 궁금했다. "가족들간의 교감이나 애정은 한국이나 서양에서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아버지가 사진 촬영에 참여하려고 하지 않거나 아예 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 반면, 한국에서는 아버지가 적극 동참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끝으로 꿈을 물었다. "나중에 40살쯤 되면 햇살 좋은 해변가 부근에 개인 스튜디오를 내고 평생 사진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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