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안 무너진다"…美금융시장 급속 회복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9.20 05:54

[뉴욕마감]'특단 대책'봇물..다우 이틀새 780p 폭등채권· 금↓

사상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미 금융시장에 초강력 고단위 처방이 투여되면서 뉴욕 증시 주요지수가 전날에 이어 일제히 폭등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368.75포인트(3.35%) 올라선 1만1388.44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틀간 800포인트 가까이 폭등했다.
이틀 상승률로는 1987년 증시대폭락 이후 최대폭이다.

나스닥지수는 74.80포인트(3.40%) 급등한 2273.90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48.56포인트(4.02%) 뛴 1255.07로 장을 마쳐 상승폭이 두드려졌다.

이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금융시장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례없는 조치(unprecedented action)'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금융시장 안정화시키기 위한 '거대한(big)' 조치가 필요하다며 의회에 부실채권 정리 시스템 마련을 위한 입법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중 관련 법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다음달 2일까지 799개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완전히 금지시킨다고 밝혔다.

또 미 재무부는 머니마켓펀드(MMF) 시장 안정화를 위해 1년간 한시적으로 외환안정기금으로부터 500억달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MMF 환매 증가에 따라 은행권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한편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의 회사채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고강도 조치가 이어지면서 이러다가 금융시장이 붕괴되는것 아니냐는 '패닉'이 진정, 거의 전 업종이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공매도 금지 조치의 대상이 된 금융업종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S&P500 업종 가운데 금융업종 지수는 12% 가까이 상승했다.
수요 감소 우려가 진정돼 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업종도 7% 올라섰다.

◇ 폭등 주역은 '금융주'..전 업종 일제 상승

정부로부터 850억달러를 지원받은 AIG는 기존 주주들이 '국유화'를 막기 위해 정부 부채를 갚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43.1% 폭등, 3.85달러로 마감했다.

메릴린치를 인수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22.56%올랐다. 메릴린치 주가 역시 29.50달러를 기록,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인수가격(29달러)을 넘어섰다.

독자생존 여부가 의문시됐던 골드만삭스가 20.2%, 모건스탠리가 20.7% 급등했다.
모건스탠리와 합병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진 와코비아는 29.3% 폭등했다.

공매도 금지 대상으로 추가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의 주가도 폭등세에 동참했다.
금융업종 매출비중이 높은 제네럴 일렉트릭이 7.4% 상승했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7.1%, 캐피털 원 3.8% 등 금융 관련 업종 주가가 일제 강세였다.


자회사 GMAC의 모기지 부실자산이 경영악화를 부추기고 있는 미 최대 자동차 회사 GM도 14.7%나 뛰었다. GM은 상업용 트럭 부문을 일본 이쓰즈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안전자산 선호' 퇴조..금 채권 폭락

미 정부의 고강도 금융시장 안정대책과 이로인한 증시 급등으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퇴조하면서 금값이 한때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32.30달러(3.6%) 떨어진 864.70으로 마감했다.
이날 금 선물 가격은 오버나이트 전자거래에서 낙폭이 온스당 68.50달러(7.6%)까지 확대돼 25년래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값은 이번 한주간으로는 13% 오른채 장을 마감했다.

미 국채시장에서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후 전날에 비해 0.45%포인트(45bp) 급등(가격 하락)했다. 장중 한때 2.31%까지 올랐다. 이는 하루 상승폭으로는 최소 1986년 이후 최대폭이다.
10년만기 미 국채 역시 21bp오른 3.76%를 기록, 8월2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시장 혼란으로 '최대 안전자산'으로 부각돼 0.02%까지 떨어졌던 3개월물 국채수익률은 96bp 폭등한 1.06%를 기록, 22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 유가 폭등 '수요감소 우려'진정..달러는 혼조

미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모면, 원유 수요 급락추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로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6.67달러(6.8%) 폭등한 배럴당 104.55달러로 마감했다. 이로써 WTI는 이번 한주간 3.3% 상승한채 장을 마쳤다.

허리케인 피해로 인한 멕시코만 원유생산 시설 가동중단과 정유공장 가동률 저하가 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미 증시가 급등, 앤 캐리 트레이딩이 확대되면서 달러는 엔화대비 급등했다.
반면 미 정부의 고강도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도 확산되면서 유로에 비해서는 약세를 보였다.

오후 3시22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1.25센트(0.87%)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4473달러를 기록중이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95%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1.56엔(1.48%) 급등(엔화가치 하락)한 107엔에 거래됐다.
이날 엔화가치는 호주달러 대비 1993년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의 외환 전략가 젠스 노드빅은 "미 정부의 특단의 대책들이 시장신뢰를 점진적으로 회복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며 호주 달러와 이머징마켓 통화 등 위험자산으로 여겨지는 통화들의 가치가 회복세를 보일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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