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한국 시장 영업 위축 불가피"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09.19 13:52
HSBC가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파기함에 따라 국내 영업 확대 구상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HSBC는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영업망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웠었다. 일각에선 HSBC가 이번 외환은행 인수포기로 한국 시장에 일부 영업망을 철수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샌드 플록하트 HSBC 아태지역 CEO는19일 "한국에 여전히 투자의지를 갖고 있으며, 한국 금융시장에서 한 몫을 담당하고자 한다"면서 "한국의 기존 비즈니스에 주력할 것이며,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했지만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유지하면서 영업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이날 사이먼 쿠퍼 HSBC행장도 "앞으로 우수한 직원들과 함께 한국에서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데 주력할 것"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HSBC의 한국 영업력이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 시장에 지점 형태로 진출한 HSBC가 추가로 점포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현재 HSBC의 자산은 26조5000억원이며 11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현지 법인이 아닌 지점 형태로 진출했기 때문에 점포를 새로 낼 때마다 감독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점포 확대에 제약을 받자 2007년 무점포 은행 서비스인 'HSBC다이렉트'를 선보였지만 본격적인 은행업을 영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자생성장을 위해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게 되자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영업망 확충에 나설 계획이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HSBC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면서 감독당국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을 것"이라면서 "점포 설립 등 한국 시장에서의 영업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 시장의 여론이 나빠진 것도 영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HSBC는 제일은행, 서울은행, 한미은행, 제일은행, 외환은행 등 다섯 차례나 국내은행을 인수를 추진했다. 하지만 막판에 가격문제로 포기하자 은행 정보만 빼갔다는 비판이 나왔다.

때문에 일각에선 성장의 한계를 느낀 HSBC가 한국시장에서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일부 영업망을 줄이면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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