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정부에 순응해 즐겨라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9.19 08:25

韓·美·中 등 금융위기 해결 필사노력…공포분위기 진정국면

미증시가 급락 하루만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다우(-449.36p→+410.03p), S&P500(-57.20p→+50.12p), 나스닥(-109.05p→+100.25p)의 상승폭이 전날 낙폭을 능가하지는 못했고 5일 이평선 위로 안착하는데도 실패했지만 또 다시 연저점을 경신한 뒤 대형 양봉을 만들어내면서 추세반전 가능성을 엿보이게 만들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종목이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AIG(+31.2%), 아멕스(+14.2%), BOA(+12.4%), 씨티(+18.7%), JP모간(+12.7%) 등 금융종목의 급등세가 압도적이었다.
와초비아와 워싱톤뮤추얼은 장중 64%나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부실채권 매입기관 설립이 초읽기에 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였다.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영국(BOE), 유럽(ECB), 일본(BOJ), 캐나다(BOC), 스위스(SNB) 등 선진 6개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조 체제로 1% 넘는 상승세로 출발했던 뉴욕증시가 골드만삭스(-25.0%) 및 모간스탠리(-46.2%)의 장중 급락에 따라 금융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새벽 2시경(한국시간) 다우지수는 -1.42%, S&P500지수는 -1.98%까지 낙폭을 확대했는데 지난 80년대말∼90년대초 미국 저축대부조합 사태 해결을 위해 설립했던 RTC(정리신탁공사)와 같은 기구가 발족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장후반 3시간반 동안 급등세로 돌아설 수 있었다.

베어스턴스부터 패니매 및 프레디맥에 이어 AIG를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에서처럼 건별로 구제책을 강구하고 지원에 나서는 것보다는 RTC나 한국의 자산관리공사(KAMCO) 같은 기구를 만들어 대처해나가는 것이 금융불안을 일소하는 길이라고 전문가들이 주장해왔는데 이제 해결점의 종착지에 다다른 느낌을 줬기 때문에 시장이 극도의 불안감을 벗어던지고 흥분할 수 있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정부는 현재 주가 부양을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영국은 반독점법을 수정해서라도 최대 모기지은행인 HBOS를 로이드에 합병시키려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0.1%인 증권거래세를 면제하고 공상은행 등 3개 국영은행의 주식을 매입키로 했다.
이같은 조치가 알려지면서 전날 장중 -6.6% 및 -10.1% 추락하던 중국 상하이지수와 홍콩H지수가 장중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국민연금이 증시 수호자의 임무를 확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연기금은 9월 들어 전날까지 13거래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매수하며 총 2조5600억원의 매물을 거둬들였다.

하루짜리 달러리보금리는 이틀째 급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말까지 2% 초반대에서 안정적인 횡보를 보이다가 주초부터 급등하면서 3.10%(15일), 6.43%(16일)로 치솟았으나 17일부터 5.03%로 떨어지기 시작한 뒤 전날에는 3.84%까지 떨어지며 정상궤도 회복으로 방향을 돌렸다.

금융기관의 CDS(크레딧디폴트스왑) 금리도 일제히 하락했다.
씨티(354→298bp), BOA(223→182bp), JP모간(224→183bp), 모간스탠리(997→865bp), 메릴린치(541→398bp), 골드만삭스(620→489bp), 와초비아(756→645bp) 등 17일까지 사흘째 폭등세를 보이던 CDS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황이 이처럼 급변하자 전날까지 우려를 표명하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일제히 낙관 무드로 시각을 전환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과 공포심리는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면서 "해외 금융기관들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겠지만 최근과 같이 불확실성이 절정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심리에 휘둘려 시장대응에 나선다면 오히려 리스크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준혁 연구원도 "해외변수에 연동된 단기대응은 불가피하지만 긍정적인 환경의 반영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음을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금융기관들의 문제가 이미 가닥을 잡은 상황이고 추가부실 우려가 남아있는 여타 금융기관들도 신속한 회생방법을 모색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막연한 공포심은 금물"이라면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인 대응이 발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다소간의 시간은 걸릴 수 있겠지만 위기감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커보이기 때문에 공포의 클라이막스 국면을 좀 더 냉정하게 이용하는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기 방향성이 불투명해서 당장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렵더라도 지금과 같이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 시점은 아니다"라며 "주식투자는 싸게 사서 적정한 가격에 파는 투자방법이 일반론임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심리가 안정되면 문제의 절반은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전세계가 증시부양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시점에서는 당국에 맞설 것이 아니라 순응하면서 재테크의 결과를 한껏 향유하는 게 최고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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