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지수 편입 '실속있는 축복'

머니투데이 박영암 시장총괄데스크  | 2008.09.19 12:46

[마켓와치]실물경제·자본시장 모두 격상…'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오늘(18일)은 기쁜 날이다. 여의도 증권가와 직간접적으로 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은 크게 잔치를 벌여도 좋을 듯하다. 한국증시가 2004년9월이후 4번째 도전끝에 'FTSE 선진국 지수' (이하 선진국지수) 진입에 성공했다. 1996년12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에 이어 이번 선진국지수 편입으로 한국은 실물경제와 자본시장 모두에서 선진국에 진입했다.

선진국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와 더불어 세계 양대 투자지표로 꼽힌다. 3조달러 규모의 전세계 연기금과 글로벌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지표로 삼고 있다.

마크 메이크피스 FTSE 인터내셔널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증시를 2009년 9월부터 선진시장에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투자자를 위한 대차거래, 대량매매, 분리결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등 선진국 지수로 편입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지난해 지적사항이었던 장외거래와 외환시장 등도 긍정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이정환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등도 자리를 같이했다. 사실 금융정책의 최고수장과 거래소 이사장이 참가할 정도로 선진국 지수 진입은 한국증시와 한국경제에 의미 있는 사건이다.

모 자산운용사 사장은 "국내증시가 급락하면서 이번 선진국 지수 편입의미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안타깝다"며 "한국증시가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증시와 동일반열에 올랐다는 데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동일한 평가를 받았던 대만증시를 제치고 먼저 선진국지수에 편입됐다는 점은 한국상장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한국투자문화를 높게 평가받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충분히 일 리 있는 분석이다.

한국증시는 최근 몇년새 급성장했다. 무엇보다 기관중심 시장으로 변신했다. 간접투자 활성화로 연기금과 공모펀드 변액보험 등이 개인투자자를 대체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주도세력으로 부상하면서 국내증시의 변동성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소문과 재료로 움직이던 시장이 실적과 CEO능력 성장전략 등 펀더멘털을 중시하면서 변동성이 크게 감소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코스피시장의 변동성(1.48%)은 일본(1.82%) 독일(1.53%) 영국(1.50%) 등 주요 선진국 증시보다 낮게 나왔다.

하지만 국내증시가 선진국 대접을 받게 된 일등공신은 뭐니뭐니해도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LG전자 등 상장기업들이다. 이들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은 이미 한국을 벗어나 미국 남미 유럽 러시아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이미 해당 업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한국증시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같은 의미를 여의도 일각에서는 폄하한다. 선진국 지수에 편입돼도 당장 외국인 순매수 자금 유입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극히 단견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전세계 대형투자가들이 한국증시에 거액을 쏟아붓는 것은 시간문제다. 나아가 이번 선진국 지수 진입으로 한국증시는 그동안 숙명처럼 달고 다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게 됐다. 한국상장기업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이처럼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것은 분명 축복이다. 증권시장 관계자들은 서로를 축하해 줘도 될 경사다. 물론 이같은 기쁨을 오랫동안 누리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더한 노력이 요구된다.

자본시장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국내증시에 보다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장기투자 분산투자 자산배분 선관의무 등 선진증시에서 일상화된 투자문화를 국내에서도 대중화될 수 있게 모든 시장참가자들이 노력해야 한다. 언론에서 '투자의 쏠림현상'을 더 이상 지적하지 않을 때 한국증시는 선진국 지수내에서도 그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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