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단기 유동성은 문제 없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09.18 17:01
리먼 후폭풍으로 증권사들이 단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은행권은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국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해외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외화 유동성 확보에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전일보다 29bp 높은 연 5.89%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 채권을 처분하면서 채권 금리가 치솟은 것이다.

이는 자산운용사들이 리먼브러더스 익스포저가 있는 증권사에 콜자금 대여를 중단하면서 발생했다. 채권 금리가 치솟으면서 시장이 출렁이자 일각에선 증권사의 유동성 문제가 금융권 전체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선 원화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증권사와 콜 거래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면서 "증권사의 단기 유동성 문제가 은행권까지 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증권사가 과도하게 콜을 통해 자금을 운용한 것이 위기를 자초했단 지적이다. 현재 30조원의 콜 시장 가운데 증권사 비중은 10조원에 달한다는 것.


한국은행도 서둘러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한은은 이날 환매조건부채권(RP)정례입찰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10조원 물량 가운데 6조5000억원만 재매각했다. 나머지 3조5000억원의 단기자금을 지준시장에 풀어두기로 결정한 것이다.

은행권에선 시장 반응이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전한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리먼 후폭풍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 1주일에서 열흘이 지나면 채권 금리가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날 채권 금리가 폭등하면서 은행이 보유한 채권의 평가손도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권사 뿐 아니라 보험 혜약이 몰리고 있는 AIG까지 채권을 던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은행 보유 채권의 평가손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원화유동성은 자신했지만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한국물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유례없이 치솟고 있어 당분간 외화 차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조짐이어서 올해 안에 해외에서 중장기 채권을 발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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