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에 미술품시장 안전도피처?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09.18 15:23

'리먼 컬렉션'도 관심대상…데미안 허스트 작품도 포함

세계를 뒤흔드는 금융위기 속에서 고가 미술품 시장이 '안전자산 도피처'로 주목받고 있다.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자본이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등 월가의 살벌함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한 파산 보호를 신청한 리먼브러더스가 소장한 미술품들, 이른바 '리먼 콜렉션'의 가치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의 미술품경매소 크리스티에서 2시간동안 진행된 아시아 현대미술품 경매의 낙찰가 총액은 1억2600만달러에 달했다.

인도의 유명작가 수보드 굽타의 작품은 수수료를 포함하면 100만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렸고, 낙찰가 3000달러를 예상했던 프랜시스 수자의 연필화도 2만8000달러에 팔려나갔다.

그러나 이정도는 약과다. 같은날 런던 소더비에서는 영국의 스타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수조 속 동물시리즈 작품들이 무려 1억9800만달러(1억1100만파운드)에 팔려나갔다. 이는 단일 작가 경매사상 역대 최고가 기록이다.

이에 대해 이코노믹타임스는 "소더비에서 넘쳐나는 자금이나 크리스티의 업황이 꾸준한 것은 투자자들이 미술 분야가 금융위기로부터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술 시장으로 투기자금이 몰리게 만드는 데 일조한 리먼브러더스도 미술품 수집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8일 블룸버그통신은 무라카미 타카시, 안드레아스 구스키, 제스퍼 존스 등 유명 작가들의 미술품들이 리먼브러더스의 숨겨진 자산이라고 소개했다.

리먼이 보유한 3500여 현대 미술품을 전세계의 투자은행(IB) 지사 사무실에 장식돼있으며, 이 미술품들을 어떻게 처리될지는 아직 미정인 상태다. 자회사 누버거버만도 2003년 900여개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인수자가 이들 미술품을 넘겨받게 될 전망이다.

렌달 화이트스톤 대변인은 언급을 피했으나 리먼이 보유한 작품들이 크리스티 경매에 등장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리먼은 기업들의 미술품 구입이라는 유행을 한 발 앞서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초까지 미술전문가 제니스 오스만을 고용해 미술품을 전문적으로 수집하기도 했다.

또한 누버거 버만이 소장한 작품들 중에는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액을 기록한 데미안 허스트의 초기 작품도 포함돼있다. 1990년대 누버거의 미술품 구매를 담당했던 아서 골드버그는 "컬렉션이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지만 리먼은 이들 작품을 미술이 아닌 자산으로만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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