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단기국채수익률 2차대전후 최저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9.18 17:10
미국 정부의 AIG 구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신용위기가 진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여름 신용경색이 터진 이후 금융시장 불안감은 최고로 치솟았다. 이틀전 4.4% 폭락한 다우지수는 17일(현지시간) 4.1% 또 무너졌다.

급기야 이날 S&P는 AIG를 비롯한 연이은 구제금융으로 재정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미국의 'AAA' 최고 신용등급도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향이 단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지만 미국 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의 공포심은 역사적인 수준으로 치솟았고, 신용위기는 이같은 불안감을 딛고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등 아직 무사한 투자은행으로 번졌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며 미재무부 채권, 금에 대한 수요는 폭증했다.

◇미단기 국채수익률 최저..위험은 무조건 싫어
이날 3개월 만기 미국채 금리는 이날 63bp 급락한 0.06%로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장중 0.04%까지 떨어졌다. 이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저 수준에 가깝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투자자금이 안전한 단기 국채로 몰려든 결과다. 특히 머니마켓펀드(MMF)까지 리먼 청산으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험으로부터의 탈출은 절정에 달했다.

런던 자금시장에서 달러 대출 비용을 반영하는 리보 금리는 9년이래 최대폭 급등했다. 달러확보에 나선 금융기관들이 달러 대출을 극도로 꺼린 탓이다.
이로 인해 3개월짜리 리보와 미 국채와의 금리차를 의미하는 'TED 스프레드'는 302bp까지 확대됐다. 이는 1987년10월20일 이른바 '블랙먼데이' 당시보다 확대된 것이며 지난 4월 베어스턴스 구제 발표 직후에 비해서도 100bp 이상 높은 것이다.
평소 TED스프레드는 25bp 이내에서 움직여 왔다.


18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미 재무부채권 수익률은 조금 회복됐지만 0.1%에도 되지 않는다. 일본의 3개월 만기 채권 수익률은 0.6% 수준이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금값도 기록적으로 뛰었다.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하루만에 70달러(9%)나 폭등한 850.50달러로 마감, 1980년 이후 최대폭 뛰었다. 장중 864.3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골드만, 모간 부도 위험(CDS)까지 최고치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의 부도 위험도를 측정하는 신용디폴트스왑(CDS)은 사상최고치로 치솟았다. 특히 3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은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CDS 급등이 눈길을 끌었다. 리먼의 부도로 유사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이들 두 은행에 대해서도 혹독한 검증이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뉴욕 지역의 브로커인 피닉스 파트너스에 따르면 모간스탠리의 CDS는 전일대비 220bp 치솟은 900bp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의 CDS 역시 110bp 급등한 530bp에 달했다. 사상 최고치로,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은행들에게 해당되는 수준이다.

4위 소매은행인 와코비아 CDS도 유동성 불안감이 커지며 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했고 씨티그룹 JP모간체이스 등 정부가 긴급자금을 투입한 AIG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 은행 CDS가 급등했다.

미증시의 대표적인 변동성 지수로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반영하는 'VIX'지수는 하루만에 20%나 폭등하며 올1월초와 같은 역사적 고점으로 올라섰다. 이제 누구도 안도할 수 없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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