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래미안 브랜드의 진화?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 2008.09.22 11:07
-반포주공2단지 조합 '래미안 퍼스티지' 새 단지 명칭 변경
-과천 '래미안슈르' 명칭배열과 BI 놓고 신경전
-강남권 중심으로 획일화된 브랜드보다 차별화된 단지 선호

↑래미안슈르 단지 전경
아파트 브랜드에 새로운 '서브 브랜드'를 지어 단지명칭으로 사용하려는 사례가 강남권 재건축단지 중심으로 늘고 있다.

특히 국내 최고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에도 인기 주거지역 단지 입주예정자의 이 같은 요구가 잇따르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브 브랜드'를 일정 부분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22일 삼성물산과 관련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2단지 재건축단지인 '래미안 반포'(2444가구)는 다음달 후분양을 앞두고 재건축조합이 단지 이름을 바꾸는 작업을 추진했다.

조합은 전문작명업체에 의뢰해 '퍼스티지', '라콘티', '리버우즈', '탑웨이브' 등 4개 이름을 가지고 현재 조합원들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해 선호도가 높은 '퍼스티지'를 선정했다.

시공사가 여럿인 대단지에서 조합원들이 시공사 브랜드와 상관 없는 별도의 이름을 짓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단지 전체 공사를 도맡은 단지에서 전혀 다른 이름을 짓기는 처음이다.

삼성물산은 통상 '래미안' 브랜드 뒤에 지역 이름을 붙여 온 것이 관례인데다 인근 '반포자이'와 랜드마크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단독 브랜드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삼성과 조합은 '래미안'에 '퍼스티지'를 넣은 이름으로 사용키로 합의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입주가 시작된 과천주공3단지 재건축단지인 '래미안슈르'(3143가구)도 단지명칭과 BI를 놓고 입주자들과 신경전을 벌인 사례다.


이 조합 역시 외부 작명업체에 의뢰해 '슈르 래미안'이란 단지명과 BI를 만들었는데, 삼성은 '슈르'란 이름을 뒤에 넣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슈르(SUR)가 '초(超, super), '넘어서는' 의미의 불어 접두사인 만큼 글자 배열상 래미안 앞에 있어야 한다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은 브랜드 이름을 앞에 배열해 왔기 때문에 예외를 둘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BI자체도 변형됐기 때문에 이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용인에서 분양된 '래미안 동천'(2400가구)도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입주예정자 카페 중심으로 단지 명칭 변경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관계자는 "반포 주공2단지 재건축 조합은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래미안 퍼스티지'로 결정했다고 조합원에게 공지 했다"며 "과천주공 3잔지 재건축 조합도 '래미안슈르'로 확정짓고 자체 만든 BI는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강남권 대단지 아파트 단지 중심으로 래미안 대신 새로운 단지 이름을 찾는 이유에 대해 차별화된 단지로 보이고 싶은 입주자들의 성향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 회사의 아파트 브랜드가 10년이상 지속되면서 도처에 같은 브랜드의 단지가 분양돼 소비자들이 식상함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롯데건설의 경우 '캐슬'이란 브랜드에 지역특성을 고려한 '서브 브랜드'를 입주예정자들과 상의해 짓거나 아예 처음부터 지어 주고 있다. 강동시영 재건축해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롯데캐슬 퍼스트'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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