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3세 조원태 상무의 색다른 '경영수업'

영종도(인천)=김지산 기자 | 2008.09.19 08:49

"중국사업 도약 기회...자동차에 관심 많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원태 상무(33, 사진)가 자신의 첫 작품과 다름 없는 '쎄덱스 인수'를 통해 3자물류(3PL)와 중국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지난 17일 인천 하얏트리젠시호텔에서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난 조 상무는 190cm의 훤칠한 키 못지않은 세련된 말솜씨로 쎄덱스를 인수한 이유와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쎄덱스 인수가격이 좀 비싸다고 보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쎄덱스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만 해도 300억원이 넘는걸요."

바로 그날 한진은 신세계로부터 쎄덱스 지분 100%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물류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가격이 다소 비싼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의 답변이 이어졌다.

"부동산 가치도 가치지만 신세계, 이마트 물류 영업권까지 가져온 것이라 그 가치는 훨씬 더 높습니다."

쎄덱스 인수는 경영수업 중인 조 상무의 첫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올 초 (주)한진의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더니 지난달에는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팀장에서 핵심보직인 여객영업본부 부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쎄덱스 인수에 한진 임원으로서 상당한 공을 들였다.

조 상무는 "사실 쎄덱스 인수의 메리트는 택배보다는 3자물류 강화 측면이 많습니다. 한진도 이 부분에서 매출을 많이 올리지만 두 회사의 시너지를 통해 이 부분을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업계가 추정하는 국내 3자물류 시장은 35조원 규모로 지난해 32조7000억원에 비해 7% 늘었다.

중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마트 물류에 대한 욕심도 컸다. 그는 "한진이 이미 2005년 중국 칭다오에 현지 합자법인 '청도한진육해국제물류유한공사'를 설립해 중국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는데 중국 이마트 물류와 연계하면 시너지가 아주 높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흥분된 목소리로 "이마트는 참 대단한 회사인 것 같아요. 현지화 전략도 잘 구사했구요. 상하이 이마트에 가봤는데 감탄을 금치 못하겠더라구요"라고 말을 이었다.

제대로 경영의 재미에 푹 빠진 눈치다. 경영수업 중인 '학생'이지만 그는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한진렌터카는 조 상무가 거의 도맡아 하다시피 이끌고 있다.

조 상무는 "제가 사실 카 마니아거든요. 그래서 한진렌터카 사업에 유난히 관심이 많아요. 모든 현안을 시시때때로 보고받으며 일을 처리하고 있는데 자동차 사업은 여러모로 관심이 많이 갑니다."라고 말했다.

'수입차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잖아도 인피니티, 토요타, 스바루 등 한국에 진출했거나 진출하는 브랜드들의 딜러에도 도전했었어요. 결과적으로 업체들의 요구가 수용하기 힘든 수준이어서 손을 떼긴 했지만…"이라고 아쉬운 듯 털어놨다.

조 상무는 개인적 관심과 사업은 별개라는 원칙을 확고히 세워 흔히 하는 '후계자들의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우리(한진그룹)는 일단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업을 벌이지 않는다는 게 기본입니다. 제가 차를 좋아한다고 마구잡이로 (사업을) 할 수는 없는 일이죠. 게다가 우린 아직 그 방면에 경험이 부족해 무리수를 둬선 안된다고 판단 했습니다"

진보와 진보 속의 성찰. 젊은 후계자가 이끌어갈 내일의 한진이 바로 이런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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