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구제금융에도 주가 '자유낙하' 왜?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9.18 13:26

선별적 구제금융에 시장 불확실성 오히려 증가…RTC가 대안

월가의 '스톡 런(stock run)'이 AIG와 리먼브러더스에 이어 건전한 투자은행으로 여겨진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17일(현지시간) AIG에 대한 구제금융 투입이 금융 시장의 불안감을 키워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모집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제금융은 증시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기업을 막고 나면 하루가 멀다하고 또 다른 기업이 터져나온다. 하지만 모든 기업에 대한 구제금융을 실시하기란 힘들다. 결국 미국 정부는 리먼 말고 AIG를 선택하는 등 파괴력이 큰 대상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선별적 구제금융은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실패한 기업에 대한 도덕적해이 문제를 불러일으켜 시장 불안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가운데 구제금융은 시장 불안을 키워 금융위기에 노출된 기업들의 주가를 더욱 하락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을 빠져나오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살아남은 투자은행들도 어려움이 깊어가고 있다. 모간스탠리의 주가는 올들어 38% 떨어지며 52주래 최저치를 경신했고, 골드만삭스는 올들어 25% 하락하며 3년만에 처음으로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추락하는 주가는 투자자들의 신뢰 결여를 의미한다. 결국 이는 이들 기업의 현금 확보를 어렵게 만들고 이는 주가의 추가 하락을 야기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지난 2주간 미국 정부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2000억 달러를 지원한데 이어 AIG에 850억 달러를 투입키로 했다. 이러한 결정은 금융시장이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앤드루 몰로프 에버코어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경제는 부채를 줄일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가 반복적으로 채권 보유 기업들을 살리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필요한 자금을 계속 공급할 때 금융시스템은 주식을 통한 자본이 더 이상 필요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폴슨 장관은 2주전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을 발표할 때도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오히려 투자자들을 모기지에 노출돼 자금 확충이 필요한 기업들의 주식으로부터 빠져나오도록 만들었다.

주가의 '자유낙하'는 리먼브러더스에서 시작됐고, 이후 AIG와 워싱턴뮤추얼로 이어졌다. 그리고 지금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주가 하락은 이들 기업들이 신규 자금을 모집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물론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리먼이나 AIG와 같은 주가 폭락을 경험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베어스턴스가 몰락할 때까지만 해도 리먼이 몰락할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정리신탁공사(RTC)가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도이치뱅크 경영진을 지냈던 로저 에렌버그는 결국 현재의 위기는 의회로 하여금 세금을 투입하는 RTC를 설립하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RTC가 부실 부동산 및 자산을 인수할 경우 위기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손흥민 돈 170억 날리나…'체벌 논란' 손웅정 아카데미, 문 닫을 판
  2. 2 '낙태 논란' 허웅, 방송계 이어 광고계도 지우기…동생 허훈만 남았다
  3. 3 "네가 낙태시켰잖아" 전 여친에 허웅 "무슨 소리야"…녹취록 논란
  4. 4 아편전쟁에 빼앗긴 섬, 155년만에 중국 품으로[뉴스속오늘]
  5. 5 "손흥민 신화에 가려진 폭력"…시민단체, 손웅정 감독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