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한마디에 은행이 휘청?…못 믿을 금융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 2008.09.30 11:43

[머니위크]영화 속 경제이야기 <메리포핀스>

휘영청 떠올랐던 보름달이 어느새 그믐달이 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짧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추석이었지만 그래서 더 고향과 가족이 애틋했을지 모른다.

아버지의 역할론에 대해 말들이 많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직장과 일에 매여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 어렵다. 여름휴가와 추석이 지나갔으니 또 한동안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이다.

이럴 때 온 가족이 모여 안방 영화를 보는 짬을 내보자. 하지만 아이들 위주로 영화를 고르면 어른들이 지루하고, 어른 위주로 영화를 고르면 아이들의 동참하지 않을 것이다.

세대를 뛰어 넘어 온 가족이 모두 재밌게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는 뭐가 있을까? 여기에 아버지의 어려움과 경제에 대한 교육까지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아닐까!

좀 오래된 클래식 가족 뮤지컬 영화가 있다. 지난 1964년 월트 디즈니가 제작한 <메리 포핀스>(원제 : Mary Poppins. 감독/로버트 스티븐슨 출연/ 줄리 앤드류스, 딕 반 디키, 데이비드 톰린슨, 카렌 도트리스, 매튜 가버)다. 45년이나 된 영화지만 온가족이 함께 앉아 보더라도 결코 지루하지 않은 영화다.

이 영화에 출연한 딕 반 디키는 1965년 헐리우드 초연 때 “앞으로 150년을 산다 해도 이런 작품은 없을 것”이라며 최고의 클래식 가족 뮤지컬인 <메리 포핀스>에 출연하게 된 것이 영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이 페어 레이디>에 웃고 운 줄리 앤드류스

<메리 포핀스>는 당대의 영화 기술을 총동원해 찍은 영화로 오늘날 특수영화 기술의 모체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45년이나 지났지만 지금도 그리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메리 포핀스>는 우리에게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알려진 줄리 앤드류스의 데뷔작이다. 당시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여주인공인 일라이자 토리틀 역을 맡은 줄리 앤드류스에 반한 월트 디즈니가 직접 캐스팅에 나서 영화에 데뷔시켰다.

줄리 앤드류스는 <메리 포핀스>로 1965년 제22회 골든글러브, 제37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경쟁 상대는 오드리 헵번이었는데, 그녀가 출연한 영화가 바로 <마이 페어 레이디>였다. 1964년 <마이 페어 레이디>를 영화하면서 당시 섭외 1순위는 줄리 앤드류스였지만, 그녀가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여주인공 역을 맡지 못 하고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오드리 헵번을 선택했다.

이 외에도 <메리 포핀스>는 37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음악상, 주제가상, 편집상, 특수시각효과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했다. 또 같은 해 제18회 영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는 줄리 앤드류스에게 칼 포먼 상(신인상)을 안겨주었다.

<메리 포핀스>는 1934년에 발표된 오스트레일리아 출생의 영국 작가 아멜라 린던 트래버스의 동명 동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동화가 나온 지 30년 만에 영화화됐으며, 지난 2004년 12월 영국 프린스 에드워드극장에서 뮤지컬로 공연됐다. 동화가 나온 지 무려 70년 만의 일이다.

뮤지컬 영화인만큼 많은 노래가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A Spoonful of Sugar’, ‘Chim Chim Cher-ee’, ‘Feed the Birds’, ‘Supercalifragilisticexpialidocious’ 등이 대표적인 노래들이다.

<메리 포핀스>의 대표적 특수효과이자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부문은 바로 메리 포핀스(줄리 앤드류스 분)가 그녀가 보살피는 뱅크스가의 두자녀 제인(카렌 도트리스 분), 마이클(매튜 가버 분)을 데리고 버트(딕 반 디키 분)가 그린 그림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장면이다.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접목시켜 흥미로운 장면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장면에서 <메리 포핀스>의 또 다른 주인공인 펭귄 웨이터들이 나온다. 버트가 펭귄과 함께 춤추는 장면은 이 영화의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다.


◆예금인출 사태를 되짚어 보게 하는 AIG

이 영화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이들이 굴뚝청소부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를 부르는 건물 옥상 장면이다. ‘Step in Time’이라는 노래에 맞춰 굴뚝청소부들이 추는 춤에는 절로 발을 구르게 된다.

제인과 마이클이 굴뚝청소부와 만나게 되는 이유는 아버지인 죠지 뱅크스(데이비드 톰린슨 분)가 근무하는 은행을 방문했다가 도망치면서 길을 잃었기 때문이다.

마이클은 은행에 가면서 2펜스를 들고 간다. 죠지 뱅크스와 그가 근무하는 은행의 행장은 마이클에게 은행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마이클의 2펜스를 예금하라며 강제로 빼앗는다. 이로 인해 마이클은 은행장에게 “내 돈을 돌려달라”고 외친다. 마이클의 외침이 은행 창구에까지 들리면서 고객들이 은행 자금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예금인출에 나서면서 은행이 혼란에 빠지게 된다.

예금인출 사태 사건의 발단이 된 마이클과 제인을 은행으로 데려온 뱅크스는 결국 해임된다.

이 같은 예금인출 사태와 비슷한 일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다. 미국 최대 보험회사인 AIG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850만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받는 등 위기에 처하자 국내지사인 AIG생명에도 문제가 터지는 게 아니냐며 보험계약 해지가 일시에 몰린 것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이미 한차례 금융회사 무더기 퇴출을 경험한 바 있으니 어찌 겁나지 않겠는가. IMF 사태 때 국내에서는 은행, 보험사, 종합금융사, 상호신용금고, 리스사 등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특히 종금사와 신용금고의 퇴출은 경영부실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문을 닫게 된 시발점 중의 하나는 바로 고객들의 예금인출, 뱅크런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수퍼칼리프래글리스틱엑스피알리도셔스

<메리 포핀스>에서는 재미있는 단어가 하나 나온다. 바로 Supercalifragilisticexpialidocius(수퍼칼리프래글리스틱엑스피알리도셔스). 읽기도 힘든 이 단어는 메리 포핀스가 외우면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말(주문)이라며 마이클과 제인에게 가르쳐 준 말이다.

<메리 포핀스>의 OST 중 하나이기도 한 이 말은 음악을 맡은 리챠드 M 셔만, 로버트 B 셔만 형제가 어릴 적 참가한 캠프에서 배운 말로 영어 단어 중 좋은 뜻을 가진 형용사를 조합해 만들어진 단어다. 셔만 형제가 어른들은 결코 이해하지 못할 어린이들만의 세계를 담은 단어로 뱅크스사의 아이들이 자신들과 같은 마음을 갖도록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곡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이 시대의 부모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럴 때 기분이 좋아지라고 한번 외쳐보자.

‘수퍼칼리프래글리스틱엑스피알리도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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