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간 큰 개인? 현명한 개인?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9.18 11:15

외인 매도물량 받으며 '장기 저가매수' 움직임 주도

미국 시장은 더 많은 피를 요구했다. AIG에 대한 미국정부의 850억달러 지원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금융주 중심의 폭락이 재현됐다.

18일 국내증시는 이같은 미국장의 폭락에서 비켜갈 수 없다.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올해 연저점인 지난 16일 1372.55에 근접하는 1375.70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코스피는 상당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1400선만은 지키겠다는 심리가 어우러지면서 초반 3% 이상 낙폭을 줄이면서 2%대 초반으로 낙차를 좁혔다. 물론 2% 초반의 하락도 적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4% 이상 급락한 모습을 보면서도 1375선에서 1390선까지 밀어올린 대목에는 '점수'를 줄만하다.

코스피의 지수복원력의 중심에는 개인이 있다.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오전 11시10분 현재 189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장초반이지만 전날 662억원의 3배 가량의 금액을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 매수세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매도에 가담하는 모습이다.

프로그램 순매수는 같은 시각 689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기관은 프로그램이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21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매도에 동참하거나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이 145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리먼브러더스 등에 대한 해외투자에서 손실을 냈다는 국회의 지적 이후 연기금도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투신은 전날 2822억원의 순매도에 이어 이날도 392억원의 매도우위로 방어적 자세에 몰두하고 있다.

외국인이 1896억원을 순매도하는 것은 '자신들 발에 불똥이 튄 상황'에서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기관이 밤사이 일희일비하는 미국의 소식에 가슴졸이며 소극적인 매매로 나서는 일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향후 증시에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등의 조언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개인들은 증시가 급락하자 '복귀'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8조7000억원. 지난 1일 예탁금이 8조2200억원임을 감안하면 9월 들어 4800억원이 유입된 셈이다.


개인들이 현 상황에 대해 저가매수 차원에서 매수를 대기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 증권사 일선지점의 직원은 "거액을 가진 자산가들은 지난해만은 못해도 최근 우량주식을 매입할 시기로 판단한 듯 하다"며 "매수시기로 여기는 분위기도 적극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이 직원은 "신용위기의 공포가 엄습하는 와중에도 향후 증시의 복원력을 믿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개인들도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증시에 참여한 지 오래되는 개인들 가운데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싼 값에 주식을 사들이는 고객이 점증한다고 이 직원은 강조했다.

그러나 개인들의 매수는 저가매수 차원에서 수급상 균형을 이루려는 것일뿐 별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개인들이 매수하는 차원은 장기적이라기보다는 장이 좋지 않을 것으로 여기면서도 모멘텀이 있거나 가격메리트가 있는 주식에 집중하는 단순한 행동일 뿐이라는 해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주식시황팀장은 "수급상 균형을 맞추는 수준이지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이 싸게 물량을 내놓은 것을 저가매수 차원에서 거둬들이는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시장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러 의견이 대립을 이루는 와중에서도 18일 증시에서는 개인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외풍에 대한 증시의 급락을 막아내는 버팀목이 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증시가 마냥 추락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면 최근 매집에 나서는 일부 개인들이 반등시 웃을 가능성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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