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본, 위기 틈타 월가 상륙 본격화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9.18 10:10

英바클레이 리먼 인수 이어 中CITIC 모간 '눈독'

미국이 신용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해외 자본에 손을 벌리고 있다.

해외 자본들 역시 금융위기를 틈타 탁월한 노하우를 지닌 월가의 기업들을 헐값에 인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금융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자본이 이 기회를 틈타 미국의 주요 자산을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중국이 금융위기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NBC는 17일(현지시간) 중국의 CITIC그룹이 모간스탠리를 인수하려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미국과 중국의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이러한 소식은 모간스탠리가 와코비아와 합병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 직후에 나온 것이다. 중국 뿐만 아니라 영국의 HSBC 역시 모간스탠리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모간스탠리의 매각이 가시화될 경우 결국 미국 5대 투자은행 가운데 독자 생존하는 회사는 골드만삭스만 남게 될 전망이다. 모간스탠리의 매각 추진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은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된 것에 자극받아 신용위기에서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CNBC는 아직까지 협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이날 안으로 이번 인수 협상이 종료될 것 같지는 않다고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최근 해외 투자자 특히 중국 자본의 미국 금융기업 투자를 장려해왔다. 이에 따라 소식통은 "중국 자본이 미국 금융기업을 인수하더라도 과거와는 달리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별다른 잡음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CITIC 그룹은 대형 투자은행을 운영해본 경험이 일천하다. 그러나 중국내 최대 증권사인 CITIC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브러더스의 경우 알짜배기 사업부 인수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했다. 홍콩, 영국 등 해외기업들이 리먼의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몰려들었지만 결국 영국내 자산 규모 3위 은행인 바클레이가 리먼의 핵심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바클레이는 성명을 통해 북미지역 은행 부문을 현금 2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고, 뉴욕 본사와 뉴저지의 2개 데이터센터를 15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클레이는 기업 인수·합병(M&A)에서부터 증권 인수에 이르기까지 리먼브러더스가 보유한 핵심 사업부문을 헐값에 사들인 셈이 됐다.

해외 자본들은 미국 금융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한 틈을 타 알짜배기 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주가가 떨어진 지금이 최고의 투자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산업 위기 가중에 따른 파산 위험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선뜻 매수자로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당분간 해외 자본은 비교적 안전한 자산 위주로 조심스런 매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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