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등 리먼 파생상품에 수천억 손실 위기

더벨 김동희 기자, 전병윤 기자 | 2008.09.18 08:55

CLN ABS 디폴트 위기..3000억원 원금 모두 날릴 판

이 기사는 09월17일(14:2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 굿모닝신한증권 아이투신운용 등 국내 금융회사들이 리먼브러더스가 발행한 신용연계증권(CLN)의 디폴트 가능성으로 최대 3000억원대의 손실 위기에 처했다.

세계적 투자은행이란 명성을 믿고 리먼이 발행하고 보증까지 선 신용파생상품을 기초로 만든 ABS에 투자했지만 리먼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바람에 사실상 원리금 회수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문제의 상품은 지난해 3월 한국투자증권이 장부상 회사(트루프렌드제사차유동화전문회사)를 만들어 발행한 3020억원의 ABS.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PI)을 투자해 리먼브러더스 Treasury Co. B.V(네덜란드)가 발행한 신용연계채권(CLN)을 인수한 뒤 ABS의 기초자산으로 활용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유명한 리먼브러더스 홀딩스가 CLN의 원리금 지급을 약속해 위험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리먼브러더스 Treasury Co. B.V(네덜란드)는 리먼브러더스 홀딩스의 자회사다. CLN의 기초자산이 금호산업의 회사채, 대출채권 등으로 엮여 부도 위험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한몫했다.

결국 한국투자증권은 ABS를 순조롭게 발행했다.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절반 가량의 ABS를 자기자본(PI)을 통해 인수해야 했지만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 14일 리먼브러더스가 파산 보호 신청을 제출하면서 상황은 급격하게 달라졌다. 기초자산의 보증기관이 부도 위기에 내몰리면서 원리금 회수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이 ABS는 한국투자증권이 1690억원을(후순위채 포함), 나머지는 굿모닝신한증권과 아이투신운용이 각각 1000억원과 330억원씩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액은 자기자본(6월말 기준) 2조2063억원의 8%에 달하는 규모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 ABS를 다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유동화해 자금을 회수했지만 앞으로 ABCP 발행이 더 이상 불가능해 투자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아이자산운용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해 펀드 환매가 불거질 가능성이 커졌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일반적인 펀드의 채권 투자 가이드라인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한신정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발행사의 원리금 지급이 불가능해 졌다는 이유로 ABS 신용등급을 'BBB'에서 'CCC'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감시대상(Cresit Watch List)에도 등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향후 원리금을 우선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법률검토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의 신용위험을 판매한 리먼브러더스 Treasury Co. B.V는 기초자산을 통해 원리금을 받고 있지만 신용위험에 투자한 ABS투자자들은 원리금을 받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리먼브러더스 Treasury Co. B.V가 아직 파산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다.

그러나 자금 회수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리먼브러더스 Treasury Co. B.V가 아직 파산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리먼의 파산으로 자금 변제 능력을 사실상 상실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파산한 기업한테 소송을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식으로든(변제순위를 높이기 위해) 소송을 한다면 시간은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며 "리먼 관련 채권자들과의 변제 순위 문제가 있어 ABS 투자자의 손해는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CLN건과는 별도로 우리투자증권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인해 일부 손실을 입게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대한전선의 전환사채(CB)에 대한 신용위험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해 총 23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이 상품은 대한전선이 파산이나 지급 불이행 등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연 7.7%의 이자를 3개월마다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구조로 짜져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채권 이자 수익 가운데 연 5%에 해당하는 수익을 리먼브러더스로부터 운용 계약을 통해 받는데, 이자 수익을 떼일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우리투자증권은 회사의 직접적인 손실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상품 운용 등과 관련해 리먼에게 지급해야 될 돈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상계처리할 경우 회사의 피해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