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 선진국지수 편입 "잔치는 없다"

머니투데이 이대호 MTN 기자 | 2008.09.18 08:49

투심 여전히 불안…"24개국 중 비중 12위, 장기호재" 의견도

금융 선진 24개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4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금 중 일부를 유치할 수 있다는, 이머징 마켓보다 선진국을 벤치마크하는 펀드의 규모가 10배 이상 크다는 기대감과 함께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됐건만….

3수 끝의 합격이지만 '축하 꽃다발'은커녕 급락, 어쩌면 폭락을 또 한 번 우려해야 될 상황이다.

미국 FRB가 발표한 850억 달러의 금융지원에도 불구하고 AIG까지 번진 불은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신용위기가 유럽과 중국 러시아 등으로 확산되며 한국의 FTSE선진국 편입 잔치에 재를 뿌리고 있다.

18일 새벽(한국시간)에 마감된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4.06%, 나스닥 -4.94%, S&P500 -4.71%로 또 한번 급락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17일 외국인의 순매수와 함께 코스피 3.64%의 반등을 이끌어낸 우리시장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일 염려가 커졌고, FTSE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른 '잔치'는 기대조차 할 수 없게 됐다.

FTSE 선진국지수 편입 이벤트를 기대하며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은 '정답'을 맞혔음에도 오늘 하루 '매'를 맞게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지금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을 호재로 보긴 힘들 수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진국지수에 편입됐다고 외국인 투자자의 진입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심 팀장은 또 "최근의 대세는 이머징 시장이었고 과거 다른 나라도 선진국지수에 편입돼도 빛을 보지 못한 경우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호재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투자심리와 시장이 안정된다면 장기적으론 가능할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써는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른 호재는 호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놓고 보면 분명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은 하루나 일주일, 한 달 짜리 호재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뱀의 머리냐 용의 꼬리냐'의 문제라고 전제하며, '이머징마켓의 맹주였던 것을 생각하며 선진국 시장에 편입되면 다이내믹하지 않다고들 하는데 그것은 투자성향'의 차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FTSE 선진국지수 24개 나라 가운데 비중은 미국이 47%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15개 나라가 1%대이며, 우리나라는 1.64%로 12위, 우리나라보다 편입비중이 적은 나라는 13개 국에 달한다’고 전했다.

선진국지수 중 비중이 12위인 국가를 무시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의 금융 시스템이 안정돼야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른 평가도 올바르게 내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오늘 하루만 놓고 보면 학수고대하던 FTSE 선진국지수 편입에 대한 빛은 분명 잃은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것이 한 달, 반 년, 아니 일 년 이상 갈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전 세계 돈이 선진국과 이머징 시장에서 80:20으로 나뉘어 흐르는 점을 감안하면 언젠가는 지금의 굴곡 많은 계곡을 지나 바다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 또한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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