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피 흥건할 때 사라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9.18 11:22
골드만삭스가 17일(현지시간) 한때 19%, 모간스탠리는 27% 폭락했다. 실적에 문제가 없었지만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은행주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자 투매를 피하지 못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너나 할 것없이 '리먼 다음은 누가'라는 시나리오 작업에 동참했다. AIG에 대한 850억달러 지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

금융주에 대한 '런'(Run)이 쇄도했다. S&P500의 금융주 업종을 추적하는 섹터펀드인 'SPDR'펀드는 이날 하루에만 9.6% 폭락했다.
미 정부 지원에도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자 은행들은 합병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모간스탠리, 워싱턴뮤추얼 등이 합병이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찌감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매각을 결정한 메릴린치를 두고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리먼의 파산과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로 월가는 지금 '피'가 흥건하다. 가장 안전해 은행들까지 투자를 마다않는 머니마켓펀드(MMF)까지 손실을 입었다.
마켓워치는 이날 유혈이 낭자할 때 주식을 사야한다는 전문가 기고를 실었다. 기고는 스탠포드대 경제학 박사이자 컨설팅 전문지인 인덱스 Rx인베스트먼트 편집자인 제시 첼루스타가 작성했다.


첼루스타는 가까운 친구와의 전화통화를 소재로 얘기를 시작했다. 대형 브로커리지회사에 근무하는 이 친구는 대부분 고객들이 패닉에 젖어 절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대다수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포기하고 돈을 침대 밑이나 MMF에 넣고 있다. 첼루스타는 역사적 사실을 들며 투매에 동참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15일 다우지수 하락률(4.42%)은 2차 대전 이후 17번째로 큰 폭이었다. 16번의 폭락 이후 다우 평균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6개월 10.4%, 1년 13.8%, 2년 27%, 5년 45.6%로 각기 나타났다. 역사는 패닉에 굴복하고 주식을 헐값에 파는 오류를 비웃고 있다.

금융 공황속에서 현재 가장 두드러진 승자는 영국 3위 은행인 바클레이이다. 바클레이는 산업은행이 리먼의 인수를 포기하자 기다렸다는듯 리먼에 다가섰다. 지난주말 내내 이어진 미 정부와 줄다리기 협상 끝에 일단 인수 불가 결정을 내렸다. 리먼은 곧바로 쓰러졌고, 바클레이는 주저없이 리먼의 알짜자산인 북미 투자은행(IB) 사업과 본사 빌딩, 데이터 센터만을 샀다. IB사업 인수가는 2억5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신용경색 공포에 젖은 월가 금융권에 중국 자본의 접근도 눈여겨진다. 위기감이 그동안 미 정부와 월가가 중국 자본에 대해 은연중 품어온 경계심을 허물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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