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차분한 자세로 투자에 임해야

신성호 한국증권업협회 상무 | 2008.09.18 12:11
미국 증권업계의 어려움이 생각보다 큰 것 같다. 사실 최근에 발표되는 정도로 미국 금융업체의 사정이 어려울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주말에 전격 처리된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의 매각은 전혀 예기치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큰 금융기관이란 선입견에 사로잡혀 안일했던 사고의 한계를 절감했는데, 이번을 기회로 원론에 기초한 상식이 가장 중요한 판단의 잣대란 점을 되새겼다.

즉, 거대한 미국이라도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란 쌍둥이 적자에서 파생된 과다한 부채와 부동산 등 여러 부문에서 행해진 극심한 투기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을 일깨운 것이다.
 
여하튼 이번 사건으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이 위축될 듯 싶다. 세계적으로 금융업무를 중개할 업체가 줄어들고, 신용위험을 종전보다 세세하게 따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세계 실물경기도 저해 받을 것인데, 이러한 점은 우리 주식시장을 비롯하여 각국 주가에 부담이 될 듯하다.
 
그러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그 간의 부담요인이 상당히 반영된 현재 상황에서 향후를 전망하는 것이 좋겠다. 상식선에서 우선적으로 따질 사안은 현재 상황이 실물위기인지 금융위기인지 여부인데, 현재 상황은 신용불신에서 파생된 금융위험이지 실물 또는 비금융업체의 위험은 아닌 듯싶다.

우리는 물론이지만 미국도 비금융업체의 자금여력이 2000년대 초반의 경기침체기와 달리 현재 상황을 감내할 정도는 되기 때문이다. 주가대비 기업수익도 원만한 편이다. 현재 미국 주가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 내외이고 여타 국가의 PER도 10배 내외로 낮아졌기 때문인데, 이 정도라면 금리 대비 매력적인 수준이라 하겠다.

 
특히 우리 경기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세계경기의 점진적 회복 예상도 고려 사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 내년 초를 기점으로 세계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후 2010년부터 세계성장률은 재차 4%대를 회복하고, 이 추세는 201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UN도 IMF와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 UN이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2015년까지 세계경제는 추세적으로 원만할 것으로 예상하는 듯한데, 이러한 전망은 주가에 긍정적이다. 우리를 포함하여 세계 주가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치는 미국주가도 통상 경기바닥 3~6개월 전부터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부연하면 올해 4분기 ~ 내년 초쯤에는 주가회복 가능성 여부가 타진될 것 같다.
 
그간 주가하락을 심화시켰던 미국 발 금융불안도 점차 누그러질 듯 싶다. 부실금융자산 상각이 이루어지기 때문인데, IMF는 지난 6월 현재 전 세계 금융업체가 보유한 부실자산의 50% 가량이 상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얼마 남지 않은 올해 연말까지 부실자산이 추가로 상각될 예정인데, 이번의 리만 브라더스와 메릴린치 건을 계기로 부실자산이 앞당겨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정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 양대 모기지 업체를 구제했기에 불확실성은 크게 감소할 듯 하다.

물론 그간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큰 흐름상으로 금융불안은 정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더구나 미국을 비롯하여 상당수 국가가 금리인하도 고려하기에 금리인하에 따른 반사이익을 주식시장이 얻을 수도 있다. 즉, 부실을 정리하고 돈을 풀면 금융은 정상화되기 마련인데, 1987년의 블랙먼데이(Black Monday), 2001년 9.11사태에서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정리하면 당장의 주식시장은 글로벌 금융업체의 곤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겠지만 상식선에서의 생각은 그간 주가가 주식가치 대비 과민한 반응을 보인 것 같다. 늦어도 내년 초를 기점으로 경기방향의 회복 가능성이 큰 만큼 차분한 자세로 주식투자에 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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