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의 '펀드투자 성적표'는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심재현 기자 | 2008.09.17 15:15

이대통령 "펀드 가입하겠다"… DJ, 70%대-盧, 코스닥펀드로 재미

이명박 대통령이 펀드 가입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의 주식펀드 가입역사는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적립식 펀드의 역사가 10여년 정도에 그치는 만큼 펀드 초기부터 대통령은 직간접 관계를 맺어왔다.

IMF위기와 함께 취임한 김대중 전대통령이 펀드에 가입한 것은 1998년 초였다. 2월25일이 취임일이고 수익증권 설정일이 2월18일이었던 만큼 취임식 전후로 가장 바쁠 때에 짬을 낸 것이다.

김 전대통령은 당시 주식갖기 운동의 일환으로 현대투신(현재는 푸르덴셜자산운용)이 1998년 2월18일 설정한 '경제살리기 주식1호'에 가입했다. 김 전대통령 외에 또다른 가입자들로는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와 김 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 고건 서울시장 등으로 당시까지 역대 투신상품 중 최고의 'VIP펀드'로 위용을 자랑했다.

초창기 들인 공에 비해 모아진 돈은 20억원 안팎으로 호응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당시 주가지수(코스피) 500과 삼성전자 주가 3만~5만원이 상징하듯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던 것.

하지만 IMF위기 극복이 진행되며 수익은 빼어났다. 다음해인 1999년 4월21일 김 전대통령을 비롯한 '경제살리기 1호' 가입자들은 연 72.31%라는 초고수익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김 전대통령도 금일봉으로 베일에 가려있던(증권사도 청와대도 돈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다) 투자원금에 비해 70%이상 불어난 돈에 흐뭇해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 전대통령은 그뒤 2001년 중반에도 주식 사모으기를 언급하며 주식에 대한 가감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임기 중 가장 화끈한 증시 상승을 이끌어낸 노무현 전대통령은 부동산에 대한 경계감의 발로로 증시를 선택했다. 노 전대통령은 2005년 7월 "시중자금이 부동산에 쏠리는 현상을 우려하며 자본시장 발전을 바라는 마음으로 예금 일부를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청와대가 전한 투자규모는 8000만원으로, 주식형펀드(편입비중 20~60%) 8개에 1000만원씩 분산투자했다. 구체적인 펀드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수익률을 2006년 중반까지 15~20% 정도로 추정됐었고 지난해 활황장을 감안하면 수익은 더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대통령의 펀드가 다시 부각된 것은 올해 재산신고 전후였다. 노 전대통령의 퇴직일(2월24일) 당시 총 재산은 9억7200만원으로 직전 신고일(2007년1월초) 때보다 1억100만원이 늘었다. 취임 당시(4억7200만원)보다는 5억원이 늘은 액수.

특히 노 전대통령이 봉하마을 사저를 꾸미는데는 10억6000만원이 들었고 대부분의 돈이 예금과 펀드(합계 4억6800만원)에서 벌충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4억~5억원대 중반의 대출금도 역할을 했지만 임기 중 가입했던 코스닥펀드가 큰 몫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기 중 주가지수 5000이 가능하고 정권교체만 되면 올해(발언 당시로는 내년) 중 3000도 간다"고 외쳤던 이 대통령도 뒤늦었지만 펀드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건설사 CEO 출신의 이 대통령은 350억원대의 재산(채무 66억원 포함, 4월24일 신고기준) 중 건물.토지가 381억원을 차지한다. 예금은 가족을 포함해 2억100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주식 또는 펀드와는 그다지 관계가 깊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공직자인) 나는 직접투자가 불가능하지만 간접투자 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며 주식시장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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