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국내 부동산에 '투기적 투자'

더벨 최명용 기자 | 2008.09.18 09:23

SPC통한 투자잔액 4590억원...고위험 부동산 대출이 주류

이 기사는 09월17일(13:4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리먼브러더스가 우리나라에서 투기적 부동산 투자로 큰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위험 부동산에 대규모 대출을 했다가 손실 처리를 하는 등 위험을 자초했을 뿐 아니라 이러한 거래가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진행된 것이어서 기존 투자내역에는 아예 포함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 홀딩스가 만든 SPC 매화케이스타스(이하 매화)와 GKI디벨로프먼트(이하 GKI)가 우리나라 부동산 및 금융사에 투자한 금액은 총 4590억원에 달한다.

대손충당금 852억원, 매화와 GKI 상호간 거래 388억원을 제외해도 투자잔액은 3350억원이다.

매화와 GKI는 고위험 부동산과 사금융업체 등에 투자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매화는 동대문쇼핑몰 라모도의 시행사인 바스코에 550억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원더풀로 알려진 사금융업체 KJI파이낸스에도 400억원을 투자했다.

바스코에 집행한 대출은 91일물 CD금리+5% 혹은 9% 금리 중 높은 금리를 적용했고, KJI파이낸스에도 12%의 금리로 대출을 했다. 그만큼 위험도가 높은 투자였다.

바스코의 경우 라모도쇼핑몰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인근 지역이 슬럼화돼 있는 곳이어서 상가 운영이 정상화되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매화는 바스코 대출 중 203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 손실 처리를 해뒀다.

KJI에 대한 투자도 8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했다. 다만 KJI에 대한 대출은 만기가 2010년 6월 30일로 돼 있어 조기상환 리스크는 없다.

GKI의 투자 패턴은 더욱 투기적이다.


GKI는 렘텍코리아라는 부동산 시행사에 2006년 6월 만기로 선순위 29억5000만원, 후순위 293억원의 대출을 집행했다. 선순위 대출 금리는 19%, 후순위 대출금리는 25%에 달한다. GKI는 해당 대출을 모두 대손 처리했다.

렘텍코리아는 2004년 성북동 일대에 고급 주택을 분양한 시행사다.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4년 뒤인 올해 초에 미분양을 모두 해소했다. 렘텍코리아 재무제표에 따르면 GKI에 제공하는 대출 금리는 30%로 돼 있다. 2006년 이후 연체금리를 적용해 대출금리를 30%로 올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상환은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밀레오레를 운영하는 성창에프엔디에도 100억원(대출금리 CD+3%), 부동산개발사 창연인더스트리에도 125억원(CD+4%)의 대출을 집행했다. 창연인더스트리는 지난해말 누적결손금이 138억원에 달하는 자본잠식 상태의 기업이다.

GKI는 유창도시개발이란 곳에도 후순위 대출로 310억원을 CD+6.55%의 조건으로 풀었다.

매화와 GKI는 운용자금 상당액을 모두 5~6% 대 금리로 조달했다.

매화와 GKI의 운용자금은 모회사 리먼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은행권에서 주로 차입했다. 매화는 GKI등으로부터 1287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대출금리는 5.34~6.20% 수준이다.

GKI는 호주·뉴질랜드은행에서 1450억원을 6%대 금리에 차입한 것을 비롯해 노바스코티아은행 서울 지점에서 580억원(5.69%), SC제일은행에서 274억원 등을 차입했다. 매화와 리먼브러더스하이일드펀드에선 9%의 금리로 단기차입금도 활용했다.

6%대 금리로 차입해 두자릿수의 고수익 고위험 투자를 단행하다 이번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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