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적자' 물류사업 결국 포기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8.09.17 12:17

2006년말 택배사업 진출이후 고전… 한진에 매각 '윈윈' 도모

유통 대기업 신세계가 야심차게 진출했던 택배 사업에서 결국 손을 뗐다.

물류 대기업의 공세에 밀려 경쟁력 악화로 고전해온 신세계는 자체 사업 강행 대신 한진에 택배부문을 매각하는 방법을 택했다.

신세계는 물류 자회사인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이하 쎄덱스)를 한진에 3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쎄덱스는 신세계가 100% 출자한 물류 자회사로 2000년 4월 신세계의 물류 사업부문이 분사돼 설립됐다. 화물자동차 운송과 운송주선업을 영위하며 이마트의 물류를 담당해왔지만 사업다각화와 기존 유통사업 보완을 위해 2006년말 택배사업에 뛰어들면서 적자를 내며 고전해왔다.

쎄덱스의 지난해 매출은 967억원으로 전년대비 67% 증가했다. 그러나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2006년 1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쎄덱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은 그 해말 시작한 택배사업 때문.

택배사업 출범 초기만 해도 쎄덱스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으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유통 대기업의 계열사인만큼 그룹 물량을 안정적으로 수급해 업계 상위권 도약이 무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대한통운, 한진, CJ GLS, 현대택배 등 4강이 택배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쎄덱스의 성장 계획은 난항에 빠졌다.


대기업들의 택배부문 진출 공세로 사업 확대에 문제가 있었던 데다 초기 투자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쎄덱스는 지난해 택배사업에서만 3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로 인해 쎄덱스는 모회사 신세계에 지난해 33억원의 지분법평가손실을 안겼다.

결국 신세계는 대기업에 맞서 자체적으로 물류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역부족이라고 판단, 한진이라는 대기업과 손을 잡고 '윈윈'을 도모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허인철 신세계 경영지원 실장은 "우리가 직접 하는 것보다 좀더 나은 곳과 손을 잡고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처음에는 택배사업쪽에 전략적 제휴로 논의하다 한진이 해상 운송쪽도 강하고 영업망도 강해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이마트를 필두로 해외 사업이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며 해외 물류 사업의 중요성이 강화된 점도 물류 사업을 한진에 매각한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해외 직소싱 물량이 조 단위로 넘어가는 상황이고 향후 중국에 이마트가 70개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글로벌 물류가 화두가 되면서 해외 물류쪽에 경쟁력이 뛰어난 한진과 손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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