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엘시디 도산 여파, BLU업계 재편되나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 2008.09.17 11:46

삼성전자 "당장 물량조정 없다"…법원 회생절차 기각땐 문제 심각해져

LCD TV용 후면광(BLU) 업체인 태산엘시디가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KIKO) 손실의 영향으로 16일 사실상 ‘흑자도산’함에 따라 BLU 업계의 재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태산엘시디는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했다. 상반기 매출 3441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KIKO)로 인한 손실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태산엘시디의 키코 손실은 약 806억원에 육박한다. 자기자본대비 129.1%에 달하는 수준이다. 태산엘시디는 1/4분기에도 매출 1666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올렸으나 파생상품 손실 등의 여파로 10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태산엘시디가 흑자도산했으나 생산설비와 영업망은 여전히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관련시장에 당장 급격한 변화는 오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 LCD 총괄 또한 당장의 물량 조정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삼성전자 LCD 총괄 관계자는 "태산엘시디가 조업을 계속하고 있고 기존 물량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에는 상황을 두고 봐야 하겠지만 당장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06cm(42인치)~132cm(52인치) 대형 LCD TV용 BLU를 한솔LCD, 태산엘시디, 디에스엘시디를 통해 조달해왔다. 한솔과 디에스는 각각 42인치, 52인치를, 태산은 116cm(46인치)를 주력으로 하는 가운데 3개 업체는 서로 다른 인치대도 일정 부분 생산해왔다. 태산엘시디 여파가 당장 큰 파장을 몰고 오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에 설득력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세트 대기업은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를 위해 각 모델, 인치별로 다수의 벤더를 두는 게 일반적”이라며 “태산엘시디가 기술력이 뛰어나고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법원이 태산엘시디의 회생절차 신청을 기각할 경우가 문제다. 이럴 경우 태산은 파산하게 돼 제2의 ‘우영’ 사태가 불거질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소형 BLU를 생산, 삼성전자에 공급해온 우영은 앞서 지난 3월 자금난 등의 영향으로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법원이 회생절차를 받아들이면 태산엘시디가 영업을 계속할 수는 있다”면서도 “전통있는 견실한 기업이 키코 때문에 단번에 쓰러지는 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인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신규 라인 건설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세에 있었다”며 “키코를 판매한 금융기관이 상품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지 못한 잘못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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