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제2의 태산엘시디 우려 크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9.17 09:44

국내외 파생상품의 위기…추가 '흑자도산'우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태산엘시디의 부도소식과 관련, 추가부도가 나올 수 있다며 우려감을 전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KIKO 계약건을 물타기식으로 연장했던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태산엘시디는 전일 장 마감 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 재산보전처분신청 및 포괄적금지명령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회생절차개시는 '법정관리'와 같은 의미로 국내 기업이 키코 거래손실로 인해 회생절차를 밟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태산엘시디는 사실상 '흑자 부도'를 내게 됐다.

태산엘시디가 첫 타깃이 된 데 대해 관련업계는 태산엘시디가 자기자본을 넘어서는 규모의 평가손실이 발생한데다 백라이트유닛(BLU)의 수익률이 너무 낮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CD업황이 좋지 않고 BLU는 LCD부품중에서도 가장 낮은 이익률 보이는데다 태산엘시디는 차입금까지 많았던 상황이었다"며 "이 때문에 KIKO손실이 결정타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국내외적으로 파생상품 리스크를 다시 한 번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시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효과가 있기 보다는 파생상품 손실이 너무 커서 우려했던 흑자도산이 발생했다"며 "자기자본을 넘어서는 규모로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며, 이는 국내외적으로 파생상품의 리스크를 보여주는 계기"라고 밝혔다.


KIKO관련주들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LCD관련주 중 태산엘시디 다음으로 KIKO비중이 높았던 디에스엘시디우주일렉트로, 성진지오텍,심텍등은 4%전후의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문현식 연구원은 "2분기까지 KIKO손실이 많았던 업체들을 위주로 주가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며 "환율이 계속 상승할 경우 문제없는 기업들의 문제도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시영 연구원은 "앞으로 KIKO 계약건을 물타기식으로 연장했던 기업들도 자기자본대비 손실 규모에 따라서 추가 부도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수요 강세로 원달러환율이 급등하면서 키코나 스노볼 같은 통화옵션 상품 계약을 맺은 중소업체들의 경우 영업이익으로 흑자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파생상품손실이 추가로 크게 발생이 예상됨에 따라 사실상 흑자부도가 예상된다"며 "관련 기업들의 경우 자본잠식 또는 회사정리절차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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