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王대마는 죽지않는다"

유일한 기자, 김유림 기자 | 2008.09.17 08:39

리먼과 달리 美정부 최대 900억불 지원 방침

"역시 AIG는 리먼브러더스와 달랐다"

데이빗 패터슨 뉴욕주 주지사는 1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G가 750억~800억달러의 자금 조달을 합의하는데 하루 정도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 하루가 저무는가 싶더니, 급기야 정부가 브릿지론 형태로 최대 900억달러를 AIG에 투입하기로 전격 결정했다고 CNBC를 비롯한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재무부와 연준(FRB)이 리먼과 달리 결국 '예상대로' AIG를 살리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리먼과 급이 다르다'는 AIG를 방치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매우 신중한 AIG 처리..리먼과 급이 다르다
지난주말을 거쳐 매각 가능성이 높던 리먼 브러더스에 대해 전격 청산을 결정한 것과 달리 연준과 미재무부는 AIG 처리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가 지원을 결정했다. AIG는 이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 자금조달에 실패해 청산될 경우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AIG는 다른 은행과 투자자들에게 580억달러 상당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증권을 포함, 전체 4410억달러 상당의 채권에 대한 부도위험을 줄일 수 있는 파생상품(신용디폴트스왑, CDS)를 팔아둔 상태다. 자금 조달에 실패해 파산 보호를 신청한다면 CDS를 들고 있는 다른 대형기관들의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블룸버그통신은 AIG의 파산은 금융시스템 위기까지 거론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AIG 지원의 불가피함을 알면서 여론 추이, 지원 규모를 놓고 저울질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AIG를 둘러싼 대규모 손실 가능성과 불확실성을 감안해 스탠더드앤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은 AIG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정부의 결단을 어렵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대규모 자금 투입 결단을 재촉한 계기였다.

◇추가상각의 불확실성..AIG 회생에 무게 실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IG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가장 큰 불확실성은 AIG의 추가상각에 있다.

리먼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언 로위트는 지난주 투자자 컨퍼런스 콜에서 알트-A 모기지에 대해 액면가의 39%의 가치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말에는 63%로 반영했지만 이후 가격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신용도가 서브프라임과 프라임 중간에 있는 알트-A 모기지에 대해 리먼 브러더스가 액면가의 39%를 반영했는데, 이를 AIG에 그대로 적용하면 적어도 150억달러의 추가상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AIG가 보유한 알트-A 모기지증권은 880억달러. AIG측은 이같은 직접 비교에 대해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지만 선구자격인 리먼이 적용한 룰을 따르는게 일반적인 회계 관행이다. 최근 씨티그룹의 조슈아 섕커 애널리스트는 리먼의 청산으로 모기지증권 가격이 급락하면 AIG가 최악의 경우 300억달러나 추가상각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AIG에 대한 지원은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나 미국인 모두에게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AIG는 살릴 수 밖에 없었다는 현실적인 동정론과 함께 대마불사의 원칙을 포기한 정부에 대한 비난의 여론도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

◇AIG, 하루종일 널뛰기
AIG의 운명을 결정하게될 것으로 보이는 이날 주가는 크게 널뛰었다. 개장전 거래에서 40% 폭락하더니 정규거래 들어 오후3시께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종가는 21.2% 떨어진 3.75달러. 장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 AIG는 다시 24% 떨어졌다.

주가는 정상화와 구제금융, 그리고 청산 가능성에 따라 움직였다.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자체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관측에 따라 AIG는 급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연준(FRB)이 기존 입장을 바꿔 AIG를 지원하는 것을 다시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는 급반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릿지론 형태의 지원에 부정적이던 연준이 기존의 입장을 바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장마감 후 미 정부가 AIG를 패니매와 프레디맥처럼 정부 관리 아래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다시 폭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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