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증시 20% 가까이 폭락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09.17 07:27

유가하락·미국발 악재 겹쳐…당국, 긴급자급 공급 결정도 큰힘 못써

러시아 증시 변동성이 1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6일(현지시간) 루블화 연동 미섹스지수는 전일 대비 17.75% 폭락했다. 일일 하락율로는 루블 위기 당시인 1998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장중 미섹스지수 하락율이 20%에 달하며 거래 중단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달러 연동 RTS지수는 11.47% 급락하며 2006년 1월 이후 저점으로 추락했다.

최근 러시아 증시 부진의 표면적 이유는 유가 하락과 유동성 부족.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에너지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월가 불안이 고조되면서 자금 가뭄은 한층 심화됐다. 은행간 대출 금리는 무려 11%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러시아 증시가 안고 있는 더 큰 문제는 불신이다.

이날 중앙은행과 재무부, 금융 감독 당국의 핵심 인사들이 만나 국면 타개를 위해 1500억루블(58억달러)의 긴급 자금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중앙은행 부총재가 직접 언론을 통해 중앙은행과 재무부가 1176억달러의 유동성을 금융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최소 1개 이상의 은행이 파산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동성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양상이다. 유동성 공포 속에 러시아 1, 2위 국영은행 스베르방크와 VTB는 이날 각각 21.72%, 29.26%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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