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에 당했다" MMF도 이례적 손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9.17 07:43

리저브 프라이머리 펀드 마이너스 수익에 환매도 연기

신용도가 우량한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머니 마켓 뮤추얼펀드(MMF)가 손실을 입고, 환매가 지연되는 보기드문 일이 나타났다. 통상 MMF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단기채에 주로 투자해 좀처럼 손실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리먼 브러더스 청산에 당했다.

리먼처럼 청산되거나 최근 주가가 폭락한 금융기관의 채권과 주식에 대거 투자한 펀드가 많은 것을 고려할 때 '펀드런'이라는 후폭풍이 우려된다. MMF까지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일반 펀드의 수익률은 훨씬 악화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에 위치한 리저브 매니지먼트는 자사가 운용하는 MMF인 리저브 프라이머리 펀드의 순자산가치가 기준가인 주당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규모가 648억달러에 달하는 대형 MMF가 리먼 브러더스 채권 투자로 인한 손실로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선 것이다.

리저브 프라이머리펀드의 리먼 기업어음(CP)과 중기 채권 투자 규모는7억8500만달러였다. 파산 결정과 함께 이 채권의 가치는 제로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의 환매는 최대 7일간 연기될 예정이다. 이날 오후 3시 이전에 환매를 요청한 투자자는 주당 1달러를 받고 돈을 찾아갈 수 있다.

MMF가 이처럼 주주들에게 손실을 끼친 것은 1994년 커뮤티니 뱅커스 뮤추얼펀드가 청산된 이후 처음이다.

매사추세츠 웨스트버러에 위치한 크레인 데이터의 피터 크레인 대표는 "전례가 거의 없는 희귀한 사건이다. 충격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크레인 데이터는 MMF 수익률을 조사한다.

리저브 매니지먼트는 브루스 벤트 회장이 1970년부터 MMF 운용을 시작했다. 벤트는 종종 MMF 시장은 태생적으로 지루할 수 밖에 없다며 위험이 큰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에 투자하는 펀드들을 조롱했다. 이처럼 안정성을 중시하던 벤트의 MMF가 손실을 입은 것이다. 리저브 매니지먼트 자산은 6월말 기준 일년전에 비해 95%나 증가한 1250억달러에 달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찾아 몰려든 것이다. 은행 및 다른 금융기관 고객이 65%를 차지하고 있다.

MMF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까다로운 규제를 받는다. 예금이나 재무부채권 투자 다음으로 안전한 상품으로 꼽힌다. 만기가 13개월 미만인 채권에 투자해야한다. 투자채권의 평균 만기일은 90일 안팎으로 짧다. 단기 채권중 최고 등급에 투자해야한다. 미국의 MMF 시장은 3조5800억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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