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반등성공, '패닉'은 진정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9.17 06:41

'AIG'따라 널뛰기 여전히 '살얼음'...금리동결 불구 충격 없어

뉴욕증시가 전날의 폭락세를 딛고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세계 최대 보험사 AIG의 운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모양이지만 전날 다우지수를 500포인트 이상 끌어내렸던 '패닉(공황)'은 가라앉았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41.51포인트(1.30%) 오른 1만1059.02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도 27.99포인트(1.28%) 오른 2207.90으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20.90포인트(1.75%)오른 1213.60을 기록,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전날의 폭락세를 이어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한때 다우지수는 15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기대와 AIG에 대한 자금 지원 가능성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증시는 '패닉'에서 벗어나 보합권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오후 2시15분 연준의 금리동결 결정이 발표되자 주가가 급락세로 반전, '패닉'이 재현되는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금리동결이 주가상승 요인이 되지는 않겠지만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야 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AIG에 대해 연준이 금융지원에 나설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가닥을 잡았다.

◇ AIG, 천당-지옥 널뛰기..금융주 반등

AIG의 운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구제 협상 진전 관측에 따라 AIG주가가 널뛰기를 지속하며 시장을 뒤흔들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오후 연준이 브릿지론 형태의 지원에 부정적이던 기존의 입장을 바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AIG에 대한 금융지원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AIG주가는 생존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한때 주가가 1.25달러 선까지 폭락했던 AIG 주가는 하락폭이 급격히 줄어든 끝에 오후 3시를 넘어서면서 플러스권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나 장마감후 미 정부가 AIG를 정부관리아래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AIG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다시 50% 이상 폭락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오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AIG자금 지원이 난항을 겪으면서 패니 매와 프레디 맥처럼 AIG 역시 정부관리(Conservatorship)아래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정부관리는 사실상 법정관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AIG가 자력 회생에 실패하는 것을 의미한다.

메릴린치를 인수한 부담으로 전날 급락했던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이날 13% 반등했다. 메릴린치 역시 30% 급등하며 22.18달러로 올라서 인수가격 29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

J.P모간이 10.1% 오르는 등 상당수 금융주가 반등에 성공하며 블루칩을 견인했다.

남은 두개 투자은행 가운데 하나인 모건스탠리는 장마감후 3분기 매출이 80억5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14억3000만달러(주당 1.32달러)를 기록, 전년보다 8%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모건스탠리의 주당 순이익이 주당 78센트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었다.

모건스탠리 주가는 이날 장중 1.6% 하락한 29.90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장마감후 실적이 공개된뒤 시간외 거래에서는 12% 이상 상승세로 급반전했다.
모건스탠리는 당초 17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시장불안이 지속되고 실적 불안감이 확산되자 실적발표를 앞당겼다.

반면 또다른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이날 개장전 3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70%나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가 예상치는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는 1.8% 하락선에서 마무리됐다.


영국계 바클레이즈가 리먼브러더스의 자산인수에 최종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리먼 주가는 42% 오른 30센트를 기록했다. 바클레이즈도 7.8% 상승했다.

◇ 유가 91달러선 후퇴, 운송주 강세..달러 상승반전

미 금융쓰나미가 가져온 '굿뉴스'도 있다.
국제 유가는 또다시 5% 가까이 급락, 배럴당 91달러 선으로 후퇴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56달러(4.8%)급락한 91.15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장중 한때 90.51달러까지 하락, 90달러 붕괴를 눈앞에 뒀다.
유가는 전날에도 5.4% 급락한바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감소 전망에 미국 금융시장 혼란이 유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한점도 유가에는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델타가 23%, 유나이티드 에어가 13% 상승하는 등 항공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등했다. AIG가 연준의 지원으로 생존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도 달러 강세 요인이 됐다.

16일(현지시간) 오후 4시3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93센트(0.65%) 하락(달러 가치 상승)한 1.4151달러로 마감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77% 올랐다.

전날 미 증시 급락에 따른 캐리트레이딩 청산 수요로 1년래 최대폭 폭락했던 엔/달러 환율은 1.49엔(1.42%) 폭등(엔화가치 하락)한 106.15엔을 기록했다.전날 하락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에다 이날 미 증시가 반등하면서 반대매매가 급등을 초래했다.

◇ 연준, '만장일치' 금리 동결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이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 2%로 동결했다.
연준이 은행에 대출할때 적용하는 재할인금리도 현행대로 2.25%를 유지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연준이 만장일치로 금리수준을 결정한 것은 1년만에 처음이다.

금리 동결 결정 이후에도 미 증시가 '패닉'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연준의 '결단'이 일단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금리동결은 한편으로는 실망스러운 것이지만 반대로 미국의 경제상황이 붕괴 직전은 아니라는 안도감을 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주까지만해도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기존 2.0%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FOMC 직전 연방기금 금리 선물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70% 가까이 반영했다. 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연준이 0.5% 포인트 인하할수 밖에 없을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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