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유동성 문제, 또 다시 확산

더벨 이승우 기자 | 2008.09.16 15:41

외환·외화 자금 시장 이미 달러 확보 전쟁

이 기사는 09월16일(15: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과 BOA의 메릴린치 인수, AIG의 파산 가능성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을 치자 국내 외환·외화자금 시장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외화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경우, 외화유동성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상황 호전을 기대하며 외화 조달을 늦추던 기업들도 당황스러워 하는 눈치다.

시장에선 이미 달러 확보 전쟁

리먼브러더스 파산 소식을 국내 시장이 처음 접한 16일 서울 외환·외화자금 시장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였다.

외화자금 시장에서는 달러를 미리 확보하려는 적극적인 공세가 펼쳐지며달러 스왑금리(CRS)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CRS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70%포인트(1년 만기)가량 급락했다. 원화로 달러를 빌리려는 쪽은 그만큼 금리를 더 줘야 하는 것으로 달러 빌리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외화 자금시장에서 달러 구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자 보유하고 있는 원화를 일단 달러로 환전해 놓으려는 수요도 덩달아 폭증했다. 현물 달러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50원 가까이 폭등한 것. 달러를 일단 확보하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매수에 나서면서 외환시장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외국계 은행 한 딜러는 "달러 부족에 대한 경계 심리가 크게 부각되며 환율이 급등했다"며 "중앙은행이 나서 달러를 공급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장기 조달, 당분간 올스톱


채권 발행을 통해 장기 외화 확보에 나설 계획이던 국내 기업들도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정부의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 발행이 연기되면서 나빠진 조달 여건은 리먼발 충격에 더욱 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외국계 IB 한 관계자는 "남대문에 불이 난 이후 동대문에서도 불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외화 조달 여건은 최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위험도는 지난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최고로 도달했다. 국내 기업들의 채권 발행 여건도 덩달아 나빠진 것. 블룸버그에 따르면, 15일 현재 5년 만기 외평채 CDS 프리미엄은 158.2bp로 전거래일(12일) 대비 23.6bp 급등했다.

이를 감안, 한국도로공사는 해외 채권 발행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우리은행은 연내 공모 채권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 사모 등 다른 방법을 통해 외화 조달을 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리먼 파장으로 한국계 뿐 아니라 모든 나라들이 외화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며 "이를 대비해 외화 자산을 축소하는 등 대비를 해놨지만 좀 더 고삐를 죌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필요시외환시장과 스왑시장에 전방위적 달러 공급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일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경제금융상황점검 긴급회의에서 "스왑시장의 불균형이 발생할 경우 스왑시장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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