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시 바닥권 진단 시기상조"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9.16 15:17

증시 '적신호' VS 신용위기 해소 '전환점'

외국계증권사 전문가들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으로 국내증시에도 당분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끝으로 미국정부 개입이 본격화되면서 신용위기도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과 신용위기가 심연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엇갈렸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16일 "미국 서민들의 금융위기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며 "주식시장도 바닥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안 전무는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는 서민들이 주로 거래하는 금융기관이 아니다"며 "더 깊이 봐야할 것은 워싱턴 뮤추얼과 같은 서민금융기관으로, 이들이 위기를 겪을 경우 미국 전체에 미치는 여파가 훨씬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서민금융기관 역시 파생상품에 많이 투자했다며, 서브프라임 위기가 해소됐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박찬익 모간스탠리 리서치헤드도 "증시전망을 내놓는 게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시중금리가 급등하고 환율이 급변동하는 등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 CS리서치 헤드는 "외국인들이 현금화를 위해 당분간 이머징마켓에서 주식을 파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용위기가 리먼브러더스를 끝으로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희망 섞인 낙관론도 놔왔다. 실제 미국 현지언론에서는 주 영업 대상이 기관고객이었던 리먼브라더스와 달리 개인 고객의 피해를 막기 위해 AIG는 구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표현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CIO는 리먼 사태와 관련, "대형 악재로 상당기간 글로벌증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향후 시장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CIO는 "미국 정부의 개입으로 글로벌 유동성 축소과정에서 발생한 신용위기는 해결의 단초를 잡으면서 선순환의 출발점에 섰다"며 "급격한 실물경기 붕괴가 없으면 분할매수 관점에 서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외국계증권사 창구 중 비교적 소형사로 알려진 HSBC증권 창구가 눈에 띄게 매물을 쏟아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거래에서 HSBC증권을 통해 현대차,우리금융,하이닉스,현대중공업 등 매도 주문이 가장 많이 나왔고, 시장에서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브러더스의 물량이 나오는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리먼브러더스 뱅크하우스 서울지점과 리먼브러더스 인터내셔날증권 서울지점에 대해 영업 일부정지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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