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전 '주가변수' 돌출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기성훈 기자 | 2008.09.17 08:06

주가급락으로 인수가격 산정 힘들어져…이사회 설득도 부담

본 입찰을 앞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주가 급락'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인수 후보자들은 인수 가격 하락을 기대할 수만도 없다. 여러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 만큼 주가 하락을 어느 정도 반영해야할지 판단이 쉽지 않다.

오히려 시장 가격이 떨어지면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주가 하락전과 같은 가격을 적어낸다면 가격 프미리엄(할증)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 경우 이사회나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 부담도 더 커지게 된다.

16일 증권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날 대우조선 주가는 전날보다 3600원(11.04%) 급락한 주당 2만9000원을 기록했다. 리만브라더스 파산 신청 등 미국 금융시장 불안 영향으로 주식시장 전반이 급락세를 탄데다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조선산업의 특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2월2일 2만8400원 이후 1년7개월여만에 최저가다. 지난해 연말 기록했던 5만원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고, 불과 한 달 보름 전인 지난 7월29일 종가 4만3900원 보다도 34% 급락한 것이다.

대우조선 시가총액도 7월29일 8조4021억원에서 이날 현재 5조5503억원으로 2조8518억원이 줄었다.

이처럼 주가가 급락하면서 10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본 입찰에 써낼 인수 가격을 산정해야하는 포스코, GS그룹, 한화그룹, 현대중공업 등 인수 후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보다는 본질가치에 근거해 가격을 산정하는 만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많다.

주가가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본질가치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한 대기업 재무담당 임원은 "주가에는 단기적인 시장 상황 변화도 영향을 미치지만 산업 전망 등도 영향을 미친다"며 "인수 가격 산정에 시장가격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조선주가 급락한데는 조선 경기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인수후보들이 마냥 주가 하락을 반영해 제시 가격을 낮출 수도 없는 입장이다. 경쟁 입찰이어서 상대방 가격을 의식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인수후보 기업 관계자는 "4개 후보가 담합해 주가를 낮추지 않는 한 인수 후보들이 인수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시 가격을 조정하지 않게 되면 이사회나 주주를 설득해야 하는 부담도 더 커지게 된다.

예컨데 똑같이 7조원의 인수가격(인수 지분 50% 기준)을 제시하더라도 지난 7월말 기준으로는 프리미엄을 67% 주고 인수하는 것이 되지만 이제는 프리미엄이 152%까지 올라간 셈이 된다.

인수 가격은 대우조선의 본질가치에 인수 회사측과의 시너지 가치를 더해서 결정하게 되는데 높은 프리미엄을 줄 때는 그만한 시너지가 확보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는 주가 급락이 이사회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포스코 보다는 '오너'의 의지가 결정적인 한화그룹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우조선을 좋은 가격에 팔아야하는 산업은행도 마음이 편치 않다. 주가 하락이 인수 가격에 반영될 경우 매각 차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외국계인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가 철회하는 과정에서 2개월여간 매각이 지연된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주가가 이렇게 급락하기 전에 본입찰까지 마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